BW·EB 등 발행으로 급한 불끄기 나서
[뉴스핌=백현지 기자]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해운·건설업계가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회사채 만기가 속속 도래하고 있으나 시장의 반응이 냉담해 발행 길이 사실상 막혔다. 결국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전날 장마감 후 300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사채 만기일은 2017년 5월23일로 만기이자율은 연 4.0%다. 청약이 안돼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KDB대우증권이 인수하기로 해 한진해운은 흥행과 관계없이 사실상 300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한진해운은 이달 24일 만기가 돌아오는 2500억원 규모 사채를 제외하면 하반기에 만기를 맞는 회사채 내역이 없어 단기적인 자금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현대상선도 현대증권 주식을 담보로 400억~5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현대상선은 이달 말까지 회사채 2000억원이 만기도래하고, 오는 10월까지는 2800억원이 추가로 돌아온다.
예탁결제원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4대 해운사인 한진해운, 현대상선, SK해운, STX팬오션 등 올해 만기도래 회사채는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운사들이 단기적으로 유동성 우려를 던다해도 해운업계 공급 과잉 우려가 가시지 않고, 치킨게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한진해운만해도 연간 지불되는 이자비용과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3900억원 규모의 회사채까지 시간만을 벌었다는 지적이다.
해운업체 외에 건설사들도 자금 마련에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달 30일까지 동부건설이 진행한 500억원 규모의 BW 공모 청약 경쟁률이 0.03대 1에 불과했다. 주간사를 맡은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었다.
건설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형사들이 해외부문으로 인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자 신뢰도가 더 떨어진 여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난이 심각한 중소형건설사의 경우에는 이미 BW 등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미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시도한 상황으로 자산매각까지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회사채는 6개월 만기도 발행이 어려운데 BW라고 발행이라고 쉽겠냐”며 “모그룹의 지원이 불가능한 경우는 활로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