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규모 급증하는데 수요 줄어 '고민'
[뉴스핌=김사헌 기자] 아시아시장의 달러본드 발행이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수요는 작년만 못해 고민이 깊다는 지적이다. 작년에 이 시장에서 활약한, 부유층 개인투자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글로벌 프라이빗뱅크(PB)는 점차 '리베이트' 관행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한다.
2482억 달러를 운용하는 글로벌 펀드운용사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FIL)의 자료에 의하면, 올해 1/4분기 아시아지역 달러본드 발행업무 중에서 최소 24% 이상이 PB 측에 금전적인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23일자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1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법률전문가들은 리베이트 제공 관행이 불법적인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지적한다.
지역 달러본드 시장의 최대 PB는 씨티그룹이며, 그 다음은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 계열이다.
아시아 달러본드의 투자수익은 1% 수준까지 떨어져 2011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발행규모는 449억 달러에 이르러 '리베이트'를 통한 투자자 유인은 더욱 중요성이 높아졌다.
바클레이즈의 아시아 신용분석 담당은 "증시나 여타 대안자산시장이 잘 나가는 상황에서 이처럼 낮은 투자수익률은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 시장의 투자수익률은 15%에 달해 최근 10년 중 두 번째 높은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1분기에 달러본드 시장이 죽을 쑨 반면 세계 증시는 7.2% 상승률을 기록,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채 수익률과 비교한 아시아 지역 회사채의 수익률 프리미엄은 올해 1월 303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까지 20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이번 주 336bp 수준까지 확대됐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더이상 아시아 회사채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322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애버딘애셋매니지먼트의 아시아태평양 채권담당 전략가는 PB들이 과거 실적을 가지고 아시아 달러본드에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미래 투자 수익 전망을 보고 가야 하는데, 이 지역 고수익 회사채시장은 대부분 남은 가치가 많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씨티그룹 등 주요 PB들은 채권 인수 결정에는 리베이트가 절대 고려요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들은 발행자의 신용등급과 구조를 기반으로 채권을 인수한 뒤 판매할 것인지 결정하며, 리베이트와 수수료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