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은행(IB)의 ‘캐시 카우’이자 수익 창출의 핵심 엔진인 사모펀드가 급속하게 퇴출되는 움직임이다.
금융회사의 자기자본 투자를 규제하는 이른바 ‘볼커룰’ 시행을 앞두고 월가 IB들이 일제히 사모펀드 축소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는 500억달러 규모의 사모펀드 사업 부문을 대폭 축소하고 나섰다.
위기 이후까지 20여년에 걸쳐 쏠쏠한 수익을 올린 사모펀드의 투자 규모를 기존의 37%에서 3%로 대폭 삭감할 예정이다. 사실상 사모펀드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으로 월가 전문가는 판단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자기자본 투자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위해 사모펀드 명칭도 기존의 ‘GS 캐피탈 파트너스’ 대신 ‘브로드 스트리트’로 바꿀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골드만 삭스 뿐 아니라 월가 IB 사이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사모펀드 사업 부문에서 발을 빼기로 했고, 씨티그룹 역시 사모펀드 사업을 대체할 몇 가지 대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금융당국의 규제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외면도 사모펀드 사업에 적잖은 타격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위기 이후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면서 사모펀드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데다 기대했던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창출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으로 투자를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였다.
골드만 삭스가 새로운 이름으로 투자자금 모집에 나설 예정이지만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8년 골드만 삭스의 사모펀드에 투자한 사우스 캘리포니아 퇴직연금 위원회의 허셀 하퍼 최고투자책임자는 “골드만 삭스 측의 투자 규모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9년 골드만 삭스가 에너지 기업 투자를 위해 추진한 10억달러 규모의 사모펀드는 여전히 목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월가 사모펀드 비즈니스의 사양화가 점차 뚜렷하게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