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달러 초반 지지선 붕괴, 다음은 365달러 선"
[뉴스핌=우동환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했던 애플의 주가가 4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예상했던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그 배경에 대한 이해와 다음 바닥이 어딘지 찾은 움직임이 부산하다.
주가 하락 배경은 앞서 중국 정부의 애플 때리기와 주요 부품업체들의 부진한 실적이 애플의 험난한 어닝시즌을 예고하고 있다는 관측 때문. 하지만 애플의 악재는 거의 반영되고 있고, 잘 마른 불쏘시개처럼 작은 호재라도 있으면 폭발적으로 반등할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 타임스 등 주요 금융매체들은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애플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간밤 애플의 주가는 일시 전일 대비 6% 이상 하락하면서 400달러 선 밑으로 떨어졌다. 마감 시점에는 낙폭이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23.44달러, 5.5%나 폭락한 402.80달러를 기록했고, 마감 후 거래에서 일시 420달러 대로 급등하는 듯 했으나 이내 403.00달러에서 주로 거래가 이루어졌다.
애플의 주가가 400달러 선에서 거래되기는 지난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해 9월 주당 702.10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40% 이상 빠졌다.
애플의 주가가 이처럼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실적에 대한 경계심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의 집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3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근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순익이 감소하는 저조한 성적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부품 공급업체들의 부진이 애플의 실적 경계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앞서 애플에 오디오 칩을 공급하는 시러스 로직은 예상보다 부진한 분기 실적과 함께 월가의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 전망치를 공개하면서 주가가 15.7% 폭락했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시러스로직의 오디오 칩 중 약 90%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으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하이 등 아시아 주요 부품 업체들이 오는 6월 아이폰5S 출시를 앞두고 인력을 보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애플의 신제품이 9월 이전에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 모간스탠리는 2분기 아이폰 판매 전망치를 기존 3700만 대에서 3300만 대로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애플 옹호론자인 파이퍼 제프레이의 진 문스터 애널리스트는 새롭게 출시되는 저가 아이폰이 기존 제품군의 매출을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라자스와 골드만삭스 등도 실적 결과가 월가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란 전망을 제출했다.
또한 스티브 잡스 이후 애플을 이끄는 팀 쿡 최고경영자는 아직 현금 배당을 늘릴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현금 배당 등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애플 주가에 대한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400달러 위 지지선이 붕괴되면서 그 다음은 360달러 대의 지지선까지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로라 리포트'의 저자인 니감 아로라는 이날 마켓워치 기고문에서 419달러 대의 지지선이 붕괴된 만큼 그 다음 지지선은 365달러 선이 될 것이란 차트 분석을 제시했다. 700달러 선에서 형성된 '헤드앤숄더 패턴(머리어깨형)'의 완성은 340달러 선을 목표로 삼게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그는 "바닥까지는 내려갈 폭이 크지 않다"면서 애플은 "바짝 마른 불쏘시개 같은 상황이니 작은 호재라도 나오면 폭발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포지션을 일부 보유할 것은 권고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