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로 변신할 수 있을까. 증권가에서 그동안 부진한 성과로 인해 장기 소외됐던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펀더멘털에 비해 시장에서 저평가 받아온 종목들이 증시가 회복될 때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장기 소외주로는 현대미포조선, 한국가스공사, 한화, 대림산업, GS, 엔씨소프트, 호텔신라, 웅진씽크빅 등이 꼽혔다.
11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소외주를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로 새 정부가 추경 편성 등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우고,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우리 증시도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최근 북한 리스크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으나 이 또한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전문가들은 장기소외주 전략은 단기매매 차익을 노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 리스크 같은 단발성 이슈에는 크게 요동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펀더멘털은 갖춰져있지만 그동안 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은 증시가 회복되면서 주가가 제자리로 갈 확률이 높다"며 "북한 리스크의 경우 마켓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장기간 바라본다면 장기소외주를 눈여겨볼 만 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오랫동안 시장에서 외면받은 종목들을 골라서 투자할 수는 없는 법. 삼성증권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장기소외주에 투자(Contrarian)하는 4가지 기준을 제안했다.
▲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 ▲ PER, PBR 두 지표 중 최소 한가지 지표가 하위 10% ▲ 유동비율이 높고 부채비율은 낮은 종목을 순서대로 점수화한 후 ▲ 다음연도 순이익 예상 증가율이 높은 순서에 따라 점수화해 종목을 추리는 방식이다.
삼성증권이 분석한 결과 2011년~2012년 '장기소외주'로 불릴만한 종목 6가지(현대미포조선, 한국가스공사, 한화, 대림산업, GS)를 역발상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던 수익은 27.1%였다. 같은기간 9.4%에 머물렀던 코스피 수익률을 17.7%p 웃돈 것.
<제공: 삼성증권> |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업황 사이클보다 먼저 바닥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12가지 종목을 제시했다. 엔씨소프트, 호텔신라, 웅진씽크빅, 사파이어테크놀로지, 한국가스공사, 한화생명, 아주캐피탈, 동국S&C, 만도, 한화케미칼, 다산네트웍스, 디지텍시스템 등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2010년 1차 양적완화 효과가 상반기 지표에 지속적으로 반영됐고, 하반기에 2차 양적완화가 시작되는 등 지금과 경기부양 경로가 유사했다"며 "당시 장기소외주들의 수익률 갭이 -10%p 전후로 축소되는 국면에 있던것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소외종목들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장기소외주에 대해 무작정 맹신할 것이 아니라 해당 업종에 대한 전망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소외된 종목들은 그만큼 소외된 이유들이 있다"며 "장기소외주를 투자해야한다는 전체적인 논리는 이해가지만 각 업종마다 소외되는 이유도 제각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컨대 호텔신라의 경우 정부의 면세점 규제 대상이 되는만큼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안좋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해당 업종 자체에 부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면 아무리 장기소외주라 할지라도 돌아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