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33.9억달러 '사상최대'…서비스·M&A 투자만 '활기'
[뉴스핌=최영수 기자]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직접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투자효과는 미흡한 상황이어서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효과가 큰 제조업보다는 연관효과가 적은 서비스업이나 M&A로 인한 지분투자가 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효과 큰 제조업 투자는 급감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신고기준)는 33억9000만달러로서 전년 동기(23억5000만달러)보다 44.7% 급증했다(도표 참조).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외국인투자가 늘었다고 좋아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
외국인투자를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이 22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9.5% 급증했고, 제조업은 오리려 11억4000만달러로 23.0%나 급감했다. 국가별로는 일본과 EU, 중국의 투자가 크게 감소한 반면, 미국의 투자가 4배나 급증했다.
결과적으로 국내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고용효과를 높이는 것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따라서 고용효과를 높일 수 있는 '질 좋은' 투자를 유치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김창규 투자정책관은 "최근 서비스와 부동산 분야의 지분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보다 질 좋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
◆부동산 매각 늘어 '국부유출' 우려도
최근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가 크게 늘고 있는 점도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실제로 서비스업 투자의 대부분은 국내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쓰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른바 '양적완화'를 통해 막대한 자금이 풀리고 있는 미국의 투자자들이 국내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미국의 대기업 두 곳이 각각 4억달러와 3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매입을 성사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건물과 같은 부동산 매각은 고용이나 산업 연관효과가 거의 없고, 불황기에는 헐값에 매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는 지적이다.
김창규 투자정책관은 "대규모 부동산 투자 및 기업인수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상업단지 개발을 위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빚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1분기 중 외국인투자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투자 보류 사례는 아직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어 전반적인 외국인 투자유치 환경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