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기업 주식 인기 뚝, 홍콩 현지기업 호조.
[뉴스핌=조윤선 기자] 올해들어 지난 2월부터 홍콩 자본시장의 중국계 펀드에 몰렸던 자금들이 미국과 일본 증시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계 자본의 펀드는 지난 24주간 지속적으로 시장 자금을 흡수했으나 최근들어 양상이 일변하고 있다.
3일 중국 경제뉴스 전문 사이트인 신랑재경(新浪財經)은 올 2~3월 홍콩증시서 120억 홍콩달러(약 1조7300억원) 규모의 중국계 자본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홍콩 증시가 흡수한 자금의 13% 가량을 차지하는 액수다.
이렇게 홍콩 증시에서 빠져나간 중국계 자본은 미국과 일본 등지로 향하고 있다. 노무라 증권에 따르면 미국계 자본 펀드가 최근 8억8000만 달러, 일본 펀드가 21억 달러의 중국계 자본을 흡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교통(交通)은행의 국제자산관리 펑스놘(馮時暖) 이사는 "최근 투자자들이 중국계 펀드를 매각해 자금들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는 추세"라며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를 비롯한 금융기관의 자산관리상품 엄중 단속 등 중국의 정책적인 불안정성이 가중되면서 외국인들의 대중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다가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人民 인민은행)이 2일 어음발행을 통해 이번주에만 시중 자금 250억 위안을 흡수했다"며 "주식 투자를 할 경우 의료, 과학기술, IT 등 당국의 정책적 영향을 적게 받는 종목을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한편 신랑재경은 홍콩 증시에서 중국계 기업 주식이 약세를 보이는 반면, 홍콩 본토 주식은 큰 인기를 끌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2일 홍콩 본토의 부동산 종목 주가가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홍콩항생지수를 28포인트 끌어올렸으며, 특히 HSBC홀딩스(00005,HK)의 주가가 당일 68포인트나 뛰어 항생지수가 22367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들어 홍콩 현지기업 주식이 중국계 자본 주식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면서 순수 홍콩계 자본으로만 구성된 MSCI홍콩지수가 올해 3.3% 상승했다. 이에 반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국유 기업과 훙처우주식(紅籌股 레드칩) 으로 구성된 MSCI중국지수는 올 들어 4.4% 하락했다.
MSCI지수란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사가 작성·발표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로 글로벌 펀드의 투자 기준으로 활용된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