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의 저임금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는 주요인으로 통했으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이 때문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실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임금 상승은 최근 일이 아니다. 최근 수년간 각국 정부가 최소 임금을 상향 조정한 데 따란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해외 아웃소싱 기업은 경쟁 심화와 경기 부진 등 주변 여건으로 인해 상품 가격을 인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더 이상 임금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업의 주장이다.
2일(현지시간)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00년과 2011년 사이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평균 임금은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선진국의 상승률인 5%에 비해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며, 전세계 평균치인 23%와 비교해도 크게 높은 수치다.
이 기간 특히 중국의 임금이 세 배 폭등했고, 동남아 지역이 이를 따라잡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동남아 5~6개 신흥국에 생산라인을 둔 완구와 가구, 의류 업체들은 더 이상 저가 제품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HSBC의 프레데릭 뉴먼 리서치 헤드는 “이머징마켓에 생산라인을 둔 국내외 기업들이 더 이상 임금 상승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제의 제조 허브에서 가격이 상승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자산운용 업계는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비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는 아시아 지역 첫 펀드에 인플레이션 헤지를 설정하기로 했다.
리서치 업체인 글로벌 소스의 조사에 따르면 1546개 중국 수출업체가 생산 원가 및 노동 비용의 상승이 단기적으로 가장 커다란 난관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인플레이션 상승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9% 상승했고, 홍콩의 물가 역시 4.4% 올랐다. 이는 10년 평균치인 1.9%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BNP 파리바의 도미닉 브라이언트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상승과 함께 위안화 상승도 수출 가격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중앙은행의 라파엘 아워 국제통상 및 자본흐름 책임자는 “글로벌 교역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아시아 지역의 임금은 여전히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지가 높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