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이탈리아의 정부 구성이 여의치 않아 보여 시장 인내심이 빠르게 바닥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총선에서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가 이끄는 중도좌파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긴 했지만 상원 다수당 지위는 얻지 못해 대연정을 구성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이 역시 불가능하다면 재선거를 치를 수 밖에 없다.
이 가운데 27일(현지시각) 베르사니 민주당 당수는 제3당으로 올라선 오성운동에 연정구성을 제안했지만 베페 그릴로 대표가 이를 단칼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사니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와의 대연정은 절대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 못박은 만큼 대연정 가능성은 희박해진 셈이다.
이날 오성운동의 한 고위 관계자는 베르사니의 연정 구성이 실패할 경우 자신들은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정부 구성을 강제하도록 재차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 베르사니에 연정 시도를 촉구했던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이제 정부 구성에 필요한 만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또 다른 인물을 찾아봐야 하겠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재선거가 불가피하다.
루이스귀도카를리대학의 세르지오 파브리니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연정 구성을 시도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가능한 단 하나의 솔루션은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영향력 있는 관료나 외부 인사를 기용해 강제로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개월 동안 임시 구성된 정부가 의회가 할 일을 대신 수행하고 이후 새 선거를 치르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5월 중순이면 나폴리타노 대통령의 7년 임기가 끝나는 만큼 재선거 역시 쉬운 옵션은 아니라고 전했다.
한편 이탈리아 정국 교착상황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 역시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이날 유럽증시는 이탈리아 악재에 하락 마감했고, 이탈리아 국채와 벤치마크인 독일 분트채 간 수익률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유로화 역시 키프로스에 이탈리아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68% 내린 1.2773달러에 거래됐고 유로/엔도 0.71% 하락한 120.62엔 수준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