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별로 신용등급 달라, 3등급이 5등급도
금융소비자 주권시대가 열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소비자의 권리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가산금리로 대표되는 대출금리 차별을 없애는 작업이 한창이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는 신용등급별 각 은행의 중소기업 및 가계대출 금리를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은행이 자본을 틀어쥐어 각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공급자' 중심의 금융에서 '소비자'로 중심이 이동한다는 분석도 한다. 이에 소비자가 잘 모르는 각 금융권의 대출금리 체제와 변화 움직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핌=한기진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3년 전 B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을 연 금리 11%에 개설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개인신용등급이 3등급으로 금리가 다소 높다고 생각했지만 신용대출이라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1년 전 C은행에서 7%로 해주겠다고 하자 그는 속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B은행 영업점 직원은 “나이스만이 아니라 당행만의 등급이 따로 있는데 그 기준으로 좋지 않은 편이어서 그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아무리 은행 별 등급이 달라도 그렇지 4%p나 차이 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A씨와 같은 사례는 부지기수다. 은행마다 신용등급 기준과 그에 따른 가산금리가 달라서 생긴 일이다. 또 거래기업이나 좋은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를 우대할 때도 금리는 달라진다.
D시중은행 영업담당 부장은 “은행에 따라 대상 고객층에 확연히 차이가 있다”면서 “A은행 같은 경우는 금리는 저렴하지만 좋은 직장과 높은 연봉을 받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고 B은행 같은 경우는 금리는 다소 높지만 보통의 직장인과 신용등급이 나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더는 이같이 억울한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연합회 인터넷 홈페이지(kfb.or.kr)에서 17개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가계 신용대출, 중소기업 운전자금 대출 금리를 비교해서 선택하면 된다. 은행별 전체 평균 금리뿐만 아니라 신용등급별 금리를 비교할 수 있고 특히 기준금리에 얼마나 가산금리가 붙는지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가계 신용대출(1~3등급) 가산금리는 1.54~4.09%의 차이를 보였다. SC은행은 1~10등급 평균 8.26%의 높은 가산금리를 물렸다.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용등급 1~3등급에서 은행별로 3.81~5.0%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 기준금리는 3%대 초ㆍ중반으로 비슷하지만 가산금리가 0.31~1.31%로 많이 차이 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운전자금 신용대출(1~3등급) 가산금리 역시 0.86~2.82%로 편차가 컸다.
간단한 홈페이지 방문만으로 자신의 신용등급에 맞는 최저 금리를 찾아볼 수 있게 돼, 금융소비자는 권리를 찾았고 은행권은 대출 세일즈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의 선택권이 강화돼 우량 고객을 붙잡기 위해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특히 금리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신용대출에서 두드러지게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