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로의 자본유입 급증이 심각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ADB는 '아시아본드 모니터'보고서에서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서면서 동아시아 이머징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심각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ADB는 신흥 동아시아 국가로 한국,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을 꼽았다.
ADB는 이들 국가들이 지난 1990년대 말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탄력성을 회복했다면서도 자금 유입이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을 미리서부터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도한 자금이 유입될 경우 이들 시장의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역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투자자들이 한 번에 발을 뺄 경우 이 지역 자산가격과 통화 가치는 급락할 수 있다는 것.
ADB 관계자는 일본은행이 예상대로 추가 완화책을 시행할 경우 동아시아로 흘러들어 가는 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금요일 일본 의회는 구로다 하루히코 전직 ADB 총재를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했다. 그는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공언해온 인물.
이미 일본은행 외에도 미국, 유럽 등이 비슷한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이머징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요일 있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월 85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영란은행(BOE)의 2월 회의록에 따르면 영란은행 총재를 포함해 9명의 정책위원 중 3명의 위원들이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ADB는 "이 지역이 갑작스러운 자본의 이동에도 비교적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책 결정자들은 기민한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자금유입을 제한하거나 자국 내 경기 과열을 막을 수 있는 조치들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경제와 금융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ADB는 강조했다.
ADB는 "강력한 거시 경제적인 펀더멘탈과 회복력 있는 금융 시스템이 자본 유출을 막을 수는 없지만 경제가 쇼크를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현재 아시아 채권시장의 발행잔액은 연간으로 12.1% 증가한 6조 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마지막 분기 증가율은 3.0%였다. 특히 신흥 동아시아 국가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났다. 4분기에 가장 빠르게 성장한 곳은 베트남(17.6%), 필리핀(7.5%), 태국(4.2%), .인도네시아(3.3%), 중국(3.0%)이었으며, 그 중에서 회사채시장 성장속도가 빠른 곳은 인도네시아와 중국으로 각각 9.4% 및 9.3% 증가했다.
보고서는 신흥 동아시아의 경제 전망이 중국 경제의 회복과 동남아의 내수가 꾸준히 성장한 덕분에 좀 더 밝아졌다면서, 다만 현지통화표시 채권시장은 미국의 경제회복을 잡고 있는 예산 문제, 빠른 성장이 이루어질 경우 금리와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 그리고 지역시장으로 급격한 자본 유입 등의 문제로 인해 하방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