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와 유동성공급 계약 체결..과도한 대주주 지분이 문제
[뉴스핌=고종민 기자] "침대는 과학"이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에이스침대가 예외 조항을 활용, 코스닥시장 상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평균 거래량이 1000주에도 못미칠 정도여서 기업가치에 맞는 가격을 형성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의 피해를 양산할 우려도 낳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적극적인 주주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스침대 주가는 지난 1월말 7만6000원에서 이날 8만4100원으로 10% 이상 뛰어올랐다. 그렇지만 이 기간 총 24일간 거래가 이뤄졌으나 거래량은 총 1만694주에 불과하다. 일평균 거래량은 445주에 그친다. 이는 상장주식수 221만8000주와 비교하면 회전율이 0.01%에도 못미치는 것.
한국거래소는 이처럼 극도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종목은 상장폐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코스닥 기업은 한분기 당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2분기 연속으로 요건이 충족되면 상장폐지에 이른다.
월평균 거래량이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반기(6개월) 내내 지속될 경우 주가가 왜곡돼 있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한국거래소가 관리종목 지정(3개월)·상장폐지(6개월 연속)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다만 월간거래량이 1만주를 넘거나 소액주주 300인 이상이 20% 이상 지분을 보유하면 해당 기업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에이스침대는 이같은 조항에 포함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에 포함돼야한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예외 규정으로 증권사와 유동성 공급(LP) 계약을 체결하면 적용을 배제하도록 했다 LP계약은 거래량이 적은 종목에 대해 증권사가 매수·매도를 함으로써 안정적인 주식거래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에이스침대가 활용한 카드 역시 유동성 공급(LP) 계약이다. 대우증권과 유동성 공급 계약을 맺고 거래를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치유되지 않으니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에이스침대의 월별 거래량은 5월 한달을 제외하고 모두 1만주를 밑돌았다. 올해는 단 한 차례도 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 증권사와 유동성 공급계약을 체결한 곳은 에이스침대·동화홀딩스·금화피에스시·세원물산 총 네 곳"이라며 "특히 에이스침대를 대표적으로 꼽는 이유는 유동성 공급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월평균 거래량이 대부분 1만주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문제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과도하게 많다는 것이다. 최대주주인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79.87%에 이르며 회사가 보유중인 자사주 13.69%를 포함하면 총 94%에 이른다. 시장에 유통되는 지분은 6% 밖에 안되는 것.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이스침대 경영진이 주가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왜 상장을 유지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에이스침대의 주가에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해 피해를 보고 있다. 에이스침대의 작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5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동종 업계 기업들의 PER이 15배에서 20배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저평가가 된 것. 이는 물론 유동성 부족 때문이다.
회사 측에서는 5년 동안 유동성 공급 계약을 체결한 거 외에 별다른 방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회사 측은 "LP 계약 이외에 고려하고 있는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저유동성 주식의 경우,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추격 매수하면 매도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되기도 한다"며 "또 급락할 가능성에도 항상 노출돼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