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대통령시대 첫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박근혜 후보의 당선으로 여성 대통령시대가 열렸다. 정치권을 제외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은 이미 눈부시다. 그 동안 남성위주의 정치문화도 여성 대통령시대를 맞아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대 기준 15.7%로 전세계 190개국 중 105위다. 여성 장관은 참여정부 때 4명까지 늘어났다가 현재 2명에 불과하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여성 정치인들의 활약은 점점 늘고 있다. 뉴스핌이 여성 대통령시대를 맞아 향후 주목받을 여성 정치인을 조명하는 기획 ′여인천하′를 마련한 이유다. [편집자주]
[뉴스핌=정탁윤기자] "소감이나 각오는 일단 취임 후에 밝힐 게요."
여성대통령 시대 첫 여성가족부장관으로 내정된 조윤선 장관 후보자(사진)가 8일 임명을 앞둔 소감을 묻는 뉴스핌 기자의 질문에 답한 발언이다. 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그의 스타일대로 아직 정식 임명장을 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조 내정자는 오는 11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정식 임명장을 받고 박근혜 정부 초대 여가부 장관에 취임한다.
▲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내정자 |
'한나라당 최장수 여성 대변인', '그림자 수행원', '얼짱 정치인' 등은 조 내정자에게 붙는 갖가지 수식어다. 그중 특히 대변인 타이틀은 조 내정자의 정치인생에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의 선대위 공동대변인을 맡으면서 정계에 진출한 그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바로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아 최장수 여성대변인(665일)이란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4ㆍ11총선에서도 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눈도장을 받았고 이후 대통령후보 대변인, 당선인 대변인으로 잇따라 중용됐다. '직업이 대변인'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정치9단',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등 각종 어록을 만들어 낸 한국 정치사의 명대변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최근 종편에 출연, '후배 대변인 중 눈에 띄는 대변인이 누구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조윤선 대변인'을 꼽기도 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온 조 내정자는 원만한 성품과 사교성으로 여성계는 물론 문화계와 금융계, 법조계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항상 긍정적이며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다. 최근 있었던 조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50억원에 달하는 그의 재산이 도마위에 올랐는데, 조 내정자는 “동료와 후배에게 늘 베푸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 저금을 못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근혜 의원은 2001년 이회창 총재가 당 개혁안을 거부하자 이에 반발해 탈당하고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다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나라당에 복당한다. 이때 이회창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하고 있던 조 내정자와 박 의원은 한달 여 동안 전국을 돌며 지지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조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큰 언니'같이 느껴졌다고 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에도 조 내정자는 박근혜 후보가 가는 곳마다 언제나 모습을 보이며, 박 후보의 '그림자'란 별명을 얻었다. 실질적인 수행비서 역할로 남성 보좌진들이 할 수 없는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의 좌우명은 "모든 일은 생각한 대로 된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나의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은 내 스승이다"이다. 과거 한나라당의 상징이었던 파란색을 좋아한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조 내정자에 대해 "그의 정치는 시끄럽지 않으나 꼭 필요한 자리에 있다"며 "언제나 자신이 해야 한다고 믿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내정자 프로필
1966년 서울 출생 △서울대 외교학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선대위 공동대변인 △한국시티은행 부행장 겸 법무본부장 △한나라당 대변인 △18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19대 총선 선대위 공동대변인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 캠프 공동대변인 △새누리당 대변인 △새누리당 18대 대선 선대위 공동대변인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