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완만한 하락·환율 안정세 전망
[뉴스핌=김연순 김선엽 기자] 오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정부가 지난 21일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어나갈 5대 국정목표와 140개 세부과제를 발표했다.
새 정부가 제시한 청사진의 큰 틀은 경제성장을 통한 복지국가 실현으로 요약된다. 복지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경제성장을 1순위 국정목표로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것이다.
향후 국정방향에 대한 기본 골격이 드러난 만큼 시장 가격지표와 매크로(macro) 지표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도 관심사다.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의 완만한 하락세와 함께 과도한 저환율 기조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를 반영하듯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인수위 발표 당일 "중앙은행의 역할이 달라진 만큼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금리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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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김용준 인수위원장과 인수위원들이 박근혜 정부 국정비전 및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인수위 사진기자단] |
◆ 한은 정책공조 속 완만한 금리인하 무게
지난 21일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이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비전 아래 5대 국정 목표와 140개 세부과제를 발표했다. 5대 국정목표는 ▲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 맞춤형 고용, 복지 ▲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 안전과 통합의 사회 ▲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구축 등으로 요약된다.
선거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가 최우선 국정목표에서 제외된 대신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가 우선순위로 배치됐다. 사실상 성장위주로의 국정 운영을 선언한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안순원 연구위원은 "이번 인수위에서 국정목표는 경제민주화보다는 성장이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 "성장 1순위, 복지 2순위, 경제민주화 3순위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 이성권 연구위원은 "전체적인 흐름은 좀 더 경제성장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 "새 정부의 큰 방향은 성장 쪽으로 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수위 발표 직후 한국은행은 정책공조를 통해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중수 총재는 전날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역할이 달라졌다"며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정책공조를 약속했다.
기존까지 김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가 미약하나마 회복세에 있다고 진단함에 따라 향후 금리 동결 가능성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대외환경과 국내 정책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탄력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시장에서도 향후 완만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성권 연구위원은 "현오석, 조원동 등의 경제팀 모두 성장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은 금리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없겠지만 성장 중심의 정책기조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안순원 연구위원은 "성장에 무게를 두면 저금리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의 출구전략 등을 고려할 때 올해와 내년까지는 저금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환율 선제적 대응' …강세기조 한풀 꺽일 듯
박 당선인은 지난 20일 무역협회에서 한덕수 회장을 포함한 임원단과의 티타임 회동에서 "(환율문제로 수출기업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식 석상에서 환율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한 발언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급격한 완화강세에 대한 사실상의 구두개입으로 확대해석하면서 하방경직성이 강하게 나타났다.
전일 새 정부가 성장 중심의 정책기조를 피력한 만큼 고환율로 가지는 않더라도 저환율로 갈 확률은 낮아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급격한 원화 강세와 엔/원 환율 하락으로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된 만큼 원/달러 환율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순원 연구위원은 "박 당선인이 환율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을 언급하고 성장에 방점을 찍으면서 저환율로 갈 확률은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환율은 어느 정도 업계가 바라는 환율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KDI 정대희 연구위원은 "시장에서 읽히는 것은 성장 중심에 따른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인데 아무래도 (금리와 환율 가격 변수들에 따라) 경기 확장 기대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정책과 환율정책이 경기 상황과 변동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만큼 향후 시장 가격지표의 방향성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성권 연구위원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재정, 통화, 환율정책이 초기에는 성장으로 방향을 잡더라도 향후 상황에 따라 정책은 변경될 수 있다"면서 "저금리 기조가 꾸준히 유지되기 힘들고 환율의 경우도 약세보다는 안정세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밝혔다.
정대희 연구위원도 "성장 중심의 정책기조도 어떤 식으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이 중요하다"면서 "단기적인 경기위축에 대한 대응보다는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에 초점을 두고 보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김선엽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