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경제민주화 제외…金 "성장세 회복 지원"
[뉴스핌=김선엽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21일 국정목표로 '일자리 중심 창조경제'를 제시했다. 이에 부응하듯 김중수 한은 총재도 이날 오후 금리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나섰다.
이날 인수위는 오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정부의 국정비전을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로 정하고 이를 위한 5대 국정목표를 △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 맞춤형 고용, 복지 △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 안전과 통합의 사회 △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구축 등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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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 20일 한국무역협회 회장단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박 당선인은 엔저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걱정이 크다는 무역인들의 발언에 기업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
선거 기간 약속했던 '경제민주화'가 국정목표에서 빠진 대신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가 우선순위로 배치됐다. 사실상 성장위주로의 국정 운영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 올해 예산의 60%를 쏟아 부어 경제 성장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취임 이후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중수 한은 총재 역시 이날 오후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역할이 달라졌다"며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정책공조를 약속했다.
기존까지 김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가 미약하나마 회복세에 있다고 진단함에 따라 향후 금리 동결 가능성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대외환경과 국내 정책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탄력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전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2~3bp 떨어졌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8%로 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하며 기준금리와의 격차를 늘려나갔다. 향후 한 번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를 채권시장이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특히 박 당선인이 20일 최근의 환율문제와 관련해 "우리 기업들이 손해 보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한 만큼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환율문제에 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2009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여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완화적 스탠스의 강도와 속도 면에서 상당히 신중했다"며 "그 결과 내외 금리차가 과다하게 벌어진 점은 최근 환율 전쟁 여건을 고려할 때 신속하게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