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코스피 회복 랠리…디커플링 우려는 여전
[뉴스핌=서정은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 일본 홍콩 등 해외 주요 증시와 거꾸로 가던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 엔화의 급격한 약세, 뱅가드 매물 등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편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8일 이후 코스피는 지난달 벌어진 해외 주요 증시와의 등락률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1월 중 미국, 일본 등 해외 증시가 5~7%대의 상승률을 기록할 때 코스피만 나홀로 마이너스를 보이던 것과 사뭇 다른 모양새다.
코스피는 이달들어 지난 20일까지 전월대비 3.2% 상승, 2020선으로 올라섰다. 지난달 1.76% 하락세에서 회복 랠리로 반전된 것.
지난달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폭(7.15%)을 기록했던 일본 니케이지수는 이달들어 2.96%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가파른 상승후 숨고르기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일본에 이어 상승폭이 컸던 영국 FTSE100나 미국 S&P500 역시 이달 성적은 각각 1.89%, 0.92%로 코스피에 비해 미진하다.
아시아의 중국, 홍콩, 대만 증시와 비교해도 코스피의 이달 상승률은 나쁘지 않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이달들어 0.49%, 홍콩 항셍지수는 -1.78%, 대만 가권지수는 2.28%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자료 : 에프앤가이드> |
<자료 : 애프엔가이드, 뉴스핌> |
전문가들은 이달들어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의 추세를 따라가는 이유로 엔저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는 점을 일순위로 꼽았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달러당 77엔에서 이달초 93엔대까지 가파르게 하락한 후 횡보하고 있다.
글로벌 양적완화 기조로 풍부한 유동성이 위험자산으로 유입돼 해외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엔저에 대한 공포심리로 외국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엔화 약세의 속도가 주춤하자 그동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외인들이 다시 국내증시 매수에 나선 것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가 올라갔을 때 엔화약세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국내증시가 디커플링 현상을 보였다"며 "엔화약세가 진정되는 흐름이 계속된다면 당분간은 상승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엔화약세가 약화되고 있어 국내증시가 지난 달 과도한 우려로 하락한 부분을 좇아간 것"이라며 "엔화 우려에 비해 뱅가드 매물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완화되겠지만 언제든 디커플링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섞인 지적도 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월 옵션만기일에 배당락과 관련된 주식자금들이 이탈한다면 수급환경이 이달 중후반부터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만일 엔저에 대한 우려가 다시 강해진다면 디커플링이 또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해외 증시와 같은 방향성을 보인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뒤집어 말하면 외국 증시가 나쁠 때 우리 증시도 뚜렷한 내적 악재 없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증시의 해외증시 동조화가 심해진다면 대외변수에 민감하지 않은 내수재를 사는 것도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