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진작하면 불리" 지적
[뉴스핌=김선엽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올해 대중국 수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중국 신지도부가 본격적으로 수출 중심에서 내수진작책으로 방향을 틀 경우 오히려 우리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식경제부가 지난달 1일 발표한 '2012년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0.1% 확대에 그쳤다. 우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24.5%)이 가장 높은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 더욱 어둡다는 점이다.
한은 김중수 총재는 지난달 16일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중국의 내수진작책이 우리 수출전략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의 수출이 줄면 우리 수출도 줄 수 있다. 중국의 내수확대는 미국의 그것과는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 中 내수확대…"우리 수출 둔화폭, 다른 국가보다 클 것"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시진핑(習近平)은 지난해 12월 5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내수 확대 및 새로운 소비확대 분야의 육성에 한층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교역상대국이 내수를 확대할 경우, 우리 수출은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의 76%는 중간재다. 중국에서 가공을 통해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중국의 내수중심 전략이 우리의 수출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이유다.
한은 조사국 배영인 조사역은 "우리의 경우 대중국 수출이 중간재에 편중돼 있어 중국의 성장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대중국 수출 둔화폭이 여타 국가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중국의 내수진작책이 느닷없이 나온 것은 아니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의 적응력이다. 그동안 우리는 중간재 수출에 치우쳐왔기 때문에 새로운 패러다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은 조사국 이상진 과장은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수출은 중간재 위주로 이뤄짐에 따라 중국의 수입시장 확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중국의 수입구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공무역 중심의 대중수출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는 중국 수입시장에서의 전반적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대기업은 현지화로 적응", "中企는 新모델 창출에 어려움"
한국금융연구원 지만수 박사는 특히 중소기업의 적응력을 걱정한다.
지 박사는 "중국의 산업고도화로 우리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이제 중국에서 우리의 경쟁상대는 일본, 대만에서 일본, 독일, 미국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과 독일 등은 중국 내수시장 침투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정체 중"이라며 "대기업은 생산 현지화를 통해 이미 내수시장에서 활약 중이지만, 중국의 저임금을 활용한 모델로 상당한 재미를 봤던 중소기업은 새로운 중국 활용 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새로운 중국의 성장 방향을 읽으면서 경쟁전략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트라(KOTRA) 중국사업단 김윤희 과장은 "중국의 5개년 계획(2011~2015년)이 올해 3차년도로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단계"라며 "신정권의 신도시화는, 기존의 하드웨어적인 도시화라기보다는 IT와 스마트 개념이 융합된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기획"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교통 인프라 등의 수요가 늘 것이고 농촌인구가 유입됨에 따라 의료와 교육 서비스 등의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에게 또 하나의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서 병원 등 서비스에 주목해야 하고 한편으론 한국산 프리미엄을 가지고 중국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