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스티프닝' 전망 우세, 김중수 멘트가 관건
[뉴스핌=김선엽 기자]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는 쪽은 어떤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을까.
현재 채권시장에서는 인하보다는 동결 전망이 확실히 우세하다. 채권 매니저들은 대체로 인하 가능성을 30% 아래로 본다고 응답한다.
국고채 3년 금리도 9일 현재 2.75%로 기준금리와 맞닿아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됐던 지난해 7월 금통위 전날 3년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0.05%p 낮은 3.20% 정도까지 하락했었다. 이에 비하면 현재 시장에는 여전히 동결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인하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는 매니저들도 분명 존재한다. 흔히 얘기되는 환율방어의 논리보다는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대한 정부와의 공동 대응을 이유로 든다. 가계부채 부담 경감도 그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인하론자들은 금통위 당일 커브의 움직임을 어떻게 전망할까.
우선 불 스티프닝을 예상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단기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뒤늦게 장기금리가 쫓아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 금통위 당일에도 3/10년 스프레드는 32bp에서 34bp로 소폭 상승했다.
증권사의 한 매니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데 그래도 인하하면 스티프닝을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인하가 단행되면 장기투자기관에서 담긴 담겠지만 길게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인하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면 3년 기준 2.4% 대까지도 내려갈 수 있겠지만 해외분위기를 봐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인하 막바지'라는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매니저는 "인하 가능성을 60% 정도로 본다"며 "만약 인하하면 역시 커브는 불스티프닝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인하건 동결이건 리스크가 최소화되도록 포지션을 잡고 있다"며 "당일 인하라면 미리 단기 금리가 빠져서 시작할 가능성이 있고 실제 인하 이후에는 장기금리가 따라 내려오지 않을까 싶다"고 판단했다.
반면, 커브가 플랫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증권사의 한 매니저는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여전히 뒤쪽이 가벼운 상황으로 보여 인하 시 뒤쪽의 하락이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3/10년 스프레드의 전 저점이 19bp인데 39bp까지 벌어졌다가 현재 30bp 수준"이라며 "추가 인하 시점이 불투명하므로 3년 쪽이 내려가는 게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면 뒤쪽이 더 눌리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6개월 혹은 1년 내 인상 가능성이 안 보이는데 금리레벨이 떨어져버린 상황에서 장기투자기관이 채권을 안 사고 버티기는 어렵다"며 "3년물은 2.5%를 살짝 하회하는 정도에서 횡보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결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뒤이은 김중수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추가인하에 대한 기대를 얼마나 형성시켜 줄지가 관건이다.
증권사의 한 매니저는 "만약 인하한다면 펀더멘탈 우려 측면보다는 가계부채 문제 등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적인 성격이 강한 것이라 이것을 시장에서 일회성으로 인식하면 커브는 스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대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피력하는 멘트가 나오면 추가 인하 기대감이 생기면서 플랫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