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함지현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단일화 TV 토론이 21일 오후 11시로 예정된 가운데 두 후보 사이에서 '참여정부의 공과(功過)'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된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첫 회동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그간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토론회 등에서 참여정부의 빛과 그림자는 상대에 대한 검증 요소로 작용했던 동시에 문 후보를 압박하는 차원에서도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그간 '네커티브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공헌해왔고 안 후보측도 후보의 정책과 비전에 초점을 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단 한번의 TV토론회인 데다 양자만의 토론이라 흐름에 따라서는 참여정부 공과를 어떤 식으로든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기자와 만나 단일화 TV토론에서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해 짚어볼 것이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의 검증 포인트 물음에도 "검증 포인트는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우리 정책과 비전을 잘 말하면 된다. 포지티브"라고 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상대가 있는 토론에서 안 후보측의 전략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측면과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한 문제제기가 네거티브로 비칠까 우려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 후보측 내부에서는 다른 기류도 있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문 후보) 아들 취업 문제라든지 감정적인 네거티브가 아니라면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끈다고 할 때 문 후보도 이미 참여정부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극복하고 싶다는 취지로 얘기했다"면서 "그러면 무엇이 잘못됐고 극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의 차원에서는 충분히 물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안 후보는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고,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소회를 정리하며 "나쁜 역사를 극복하고 좋은 역사를 계승해야 한다. 과거의 잘못과 성과에서 배우고 계승해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특히 안 후보는 차기 국정의 중요 과제로 '격차해소'를 강조하고 있는 데다 '참여정부' 시절에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토론 진행상황에 따라 참여정부 시절의 '빈부격차'확대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안 후보 TV토론준비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검증보다는 각자의 장점과 정책을 보여주는 토론이 돼야 한다면서도 "토론은 (상대가 있어) 어떻게 진행될지는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측은 안 후보측이 '참여정부 공과'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 후보측 박광온 대변인은 "여태까지 (참여정부가) 잘한 부분과 잘못한 부분이 있으니 그런 것까지 다 소중한 자산과 교훈으로 삼아 국정을 잘 운영하는데 참고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그 정도로 담담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캠프 관계자도 "공과 과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공과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국민의 뜻대로 이끌겠다'는 정도로 노련하게 넘어가지 않겠느냐"며 "세밀한 얘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후보측이 이번 토론에 대해 상대방의 약점을 들춰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감정을 소비하는 반응은 자제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미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의 기회와 당내 경선 과정을 통해 충분히 입장을 밝힌 바 있다는 점도 문 후보가 크게 우려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하지만 문 후보는 전날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로 "참여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을 한 것"이라고 꼽는 등 참여정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어 토론에서의 입장을 예단하긴 어렵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