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이 11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동결했다.
세계경제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경기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동결 결정의 배경에는 우선적으로 내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짙게 깔려있다.
지난 10월 발표된 한은 수정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는 2.4%의 낮은 경제성장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며 내년에는 3.2%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전일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키며 유로존 부채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가 싹트고 있다.
미국 역시 재정절벽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택지표와 고용지표 등이 서서히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미 주택가격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 상승했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17만1000건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인 12만5000건을 상회했다.
아울러 금통위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도 경기부양의 효과는 가져오지 못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국들의 통화정책도 국제공조를 강조하는 김중수 한은 총재의 판단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한데 이어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도 기준금리를 0.75%로 유지했다.
이번 동결 결정은 채권시장의 전망과 강하게 부합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 10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당분간 기준금리 변경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12월 대선을 전후로 혼란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한은이 할 것이란 시각이다. 또한 대내외 경제가 오랜 침체를 지나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한은이 보고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 전망을 지지했다.
이제 관심은 잠시 뒤 열릴 김 총재의 기자간담회다.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 지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아 경기 인식에 대한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김 총재가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 지난달과 다른 시그널을 던지거나 GDP갭 마이너스 전망을 구체화할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