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면서 뭐를 해야되는지 고민할 것"
[뉴스핌=한익재 기자] "새 출발을 위한 선택이다."
1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주식천재라는 극찬을 들으며 '미래에셋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구재상 前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2일 오후 전화 인터뷰에서 다소 머뭇거리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가서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일단은 쉬고싶다. 쉬고나서 나름대로 무엇을 해야되는지 고민해보겠다. 주변 상황을 봐서 하겠다"
구 부회장은 지금은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의 구상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얘기하기 시작했다.일단 얘기가 시작되자 부담을 떨쳐버려서인지 목소리는 오히려 시원스러웠다.
"증권업계 상황이 많이 바뀐 부분도 있다. 상황이 예전과는 다르다. 하고싶은 일을 위해 결정했다.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무엇인가 다른 일을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
31일 이루어진 사임이 본인의 꿈을 이루기위한 스스로의 결정임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래에셋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본인이 좀 쉬면서 변화를 모색해보고 싶다는 뜻을 박회장 등에게 수차례 피력했다. 좋은 분위기에서 그만뒀다"고 입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회장님(박현주 회장)도 있고 오랜기간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도 있다. 나간 다음에도 조직(미래에셋)에 누가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적어도 미래에셋에서도 항상 주인의식을 계속 갖고 근무했었다"
구 前부회장은 퇴임한 다음에도 미래에셋에서 근무한 경력을 계속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임을 내비쳤다.
"실적때문에 사임했다기 보다는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 이해해달라. 조직에서 아무 것도 준비 안했다. 홀몸이라 미래를 위해선 오히려 편한 측면도 있다. 다음주에는 전화를 안받을 수 있다. 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배출한 걸출한 인물이자 국내 증권업계 역사를 다시 쓴 주역중 한명으로 손꼽히고 있는 구재상 前부회장.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가 자못 높은 것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한익재 기자 (ij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