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국회 연설(4)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과 내외귀빈여러분,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반도 상황이 보다 안정되고 통일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라는 저의 열망은 누구보다 큽니다.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조속히 부응하고 주민생활 개선에 앞장섬으로써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유엔 국별 인권심사의 권고가 이행되어 인간의 보편적 존엄성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저는 남북이 궁극적 통일, 그리고 핵으로부터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향해 나가는 데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북한 방문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북한의 취약 주민을 돕는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영유아들의 영양 결핍에 따른 발육부진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도 시급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유엔은 지원물품이 전용없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최선의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이 민족 전체의 이익을 보는 큰 마음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국회가 선도적 역할을 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한반도가 "도전의 땅"에서 진정한 "기회의 땅"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이에는 지역적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세계 중심축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동북아는 역내교역과 교류가 획기적으로 증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로부터의 갈등요인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올바른 역사인식과 대화에 기초하여 미래를 내다보면서 갈등을 평화적으로 관리하고 다방면의 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양자간 협력이 증진되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역내 경제적 통합과 정치적 협력을 증진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유럽, 아프리카, 남미대륙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역내 통합과 협력의 가속화 추세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자주의가 긴요하며, 한국이 교량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이 새로운 동아시아의 질서 형성과정을 주도할 수 있기를 아울러 소망합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저는 사무총장으로서 세계 곳곳을 방문하면서 수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봉사하는 모습을 보아 왔습니다. 험지와 분쟁지역을 마다하지 않고 인류애를 실천하는 한국인들을 만날 때마다 가슴 뿌듯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에 스리랑카에서 순직한 젊은 봉사단원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가슴이 아픕니다. 이 분들의 진정한 봉사정신은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이들 봉사자들을 통해 한국의 밝은 미래를 봅니다.
한국의 봉사단원들의 규모는 국력을 감안할 때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한국인들의 순수한 열정과 따뜻한 봉사정신은 국제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으며, 유엔 봉사단(UN Volunteers)에게도 좋은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를 향해 꿈을 더욱 키워나가고, “세계속의 한국”, “한국속의 세계”를 실현하는 세계시민(global citizen)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님과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주한 외교단과 내외귀빈 여러분.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계는 어느 누구도 혼자 이룰 수 없습니다. 저는 작년 두 번째 임기의 취임연설에서 “함께 하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together, nothing is impossible)”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저는 늘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서 가라, 그러나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야 한다”는 금언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저는 또한 6년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하면서 한국적인 가치와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성공이야기(success story)”를 더 많이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저는 조국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보다 크게 기여하고, 보다 큰 존경을 얻어 선진강국으로 우뚝 서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성공이야기에 새로운 장을 추가할 수있는 “기회의 창”이 대한민국에 활짝 열려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합니다. '빈곤 종식·민주주의 실현·인권 신장·평화 증진'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한 꿈이 아님을 말입니다.
바로 이것이 한국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우리는 이것을 세계의 이야기로 만들수 있습니다.
유엔이 추구하는 꿈, “우리가 원하는 미래: 더 안전하고 더 살기좋은 세상”을 만드는 여정에 대한민국이 유엔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유엔 사무총장 취임이래 저를 한결같이 성원해 주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제는 제11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권위 있는 서울평화상 수상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며, 그간 유엔의 노력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인류복지와 세계평화 증진을 위해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첫 날부터 솔선수범하며 일신 우일신 하는 자세로 지내왔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성원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토록 혼신의 열정(passion and compassion)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이 깃들고, 국민 여러분께 만복이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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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