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현아·현민…그룹내 제 역할 톡톡히

[뉴스핌=서영준 기자] 한진가(家) 3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경영행보를 이어가며 그룹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에서 경영전략, 기내식, 광고 등을 나눠 맡은 이들은 한진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의 경영전략을 책임지고 있다.
조 전무는 지난 25일 열린 대한항공 3분기 실적발표에서 2년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항공우주(KAI) 인수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KAI 인수전은 시작 전부터 특혜논란 등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정치권, KAI 노조에서는 지금까지도 KAI 매각에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KAI 관련 논의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임에도 조 전무는 KAI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전무는 KAI 인수와 관련해 "업종이 같은 우리가 하는 게 맞다"며 "현대중공업이 재무적으로는 더 좋을지 몰라도 대한항공이 항공기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무의 이러한 발언은 KAI 인수와 관련해 나온 경영진의 첫 공식 멘트이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KAI 인수에 대한 입장을 자료로 대신한 채 언급을 피하고 있었다.
그는 또 "KAI 인수 후에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인력 때문에 인수전을 추진하는데 이들이 나간다면 인수 자체가 필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무의 결단력과 자신감은 KAI 인수나 향후 대한항공의 운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는 기내식기판사업본부, 호텔사업본부, 객실승무본부 등을 이끌고 있다. 사실상 대한항공의 안방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조 전무는 평소 차분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공식 행사에서도 늘 조용하고 차분한 어투로 이야기를 한다. 대신, 그만의 힘이 느껴진다. 조 전무 역시 자신이 맡고 있는 일에 대해선 절대 물러남이 없다.
지난 10일 열린 대한항공 신규 한식 기내식 행사에는 조 전무가 등장했다. 이날 조 전무는 동치미국수, 백김치를 곁들인 영양밥 등 새로운 한식 메뉴를 소개했다.
그는 "평소에도 새로운 한식 메뉴 개발에 많은 고민을 한다"며 "한식을 통해 세계 최고 항공사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와인을 선보이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스트 블록 싱글 바인 야드를 도입했다"며 "기내에서 만큼은 덜 알려지고 보석같은 와인을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전무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난 이같은 발언들은 평소 그가 가진 일에 대한 열정과 조용함 속에 녹아있는 강인한 의지를 느낄수 있게 한다. 항공사의 서비스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기내식이라 믿는 조 전무의 경영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막내 조현민 상무는 대한항공에서 광고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활달한 성격의 그는 평소에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이야기 하길 즐긴다.
조 상무의 이같은 성격은 소비자, 광고주와 늘 소통해야하는 광고 전략 집행과 맞아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에 대항항공 광고 역사는 조 상무 취임 전과 후로 나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조 상무는 또 새로운 도전에 주저함이 없다. 진에어 전무 직함을 겸하고 있는 그는 저비용항공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현장체험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진행된 진에어 객실 승무원 체험에서 조 상무는 "현장 감각을 익히려면 승무원 체험을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며 "현장 승무원들의 에로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토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각자 맡고 있는 분야에서 서로 다른 색깔을 내며 그룹을 이끌고 있는 한진가 3세들은 향후 경영행보와 그 성과에 대해 주목을 끌게 하고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 '조양호 회장이 자식농사를 잘 지어 배부르겠다'는 말이 재계 내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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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