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뛰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모기지 증권 매입 규모를 변경할 가능성이 의사록을 통해 전해지면서 국채시장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유럽에서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국채 매입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힌 가운데 스페인 국채가 하락했다. 구제금융 요청을 미룬 채 눈치보기를 지속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5bp 급등한 1.67%를 나타냈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약 7bp 뛴 2.88%에 거래됐다.
5년물과 7년물 국채 수익률도 각각 3bp와 5bp 뛰었다.
이날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양적완화(QE)로 인한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모기지 증권 매입 규모를 조절할 계획이다.
지난달 회의에서 연준은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매입하기로 했으나 이를 축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8월 공장주문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안전자산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모기지 증권 매입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BNP 파리바의 아론 콜리 채권 전략가는 “연준은 비둘기 파에 가까운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물가가 안정을 이루는 만큼 연준의 시선은 고용 지표에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8월 공장주문은 전월 대비 5.2% 감소했다. 이는 2009년 1월 이후 최대폭이다. 반면 고용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4000건 늘어난 36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37만건을 밑도는 수치다.
스페인 2년물 국채 수익률은 6bp 오른 3.29%를 나타냈다. 이날 스페인의 국채 발행 금리도 상승했다. 2년물과 3년물, 5년물 국채를 총 39억9000만유로 규모로 발행한 가운데 3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전월 3.845%에서 3.956%로 상승했다.
ING 그룹의 알레산드로 지안산티 전략가는 “시장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을 원한다”며 “국채 수익률 상승은 스페인에 대한 압박”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채 발행 수익률이 상승했지만 수요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고 그는 평가했다. ECB가 국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시장인 만큼 ‘사자’가 뒷받침됐다는 얘기다.
독일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소폭 오른 0.04%를 기록했고, 10년물 수익률은 1.44%로 보합을 나타냈다.
독일 국채는 ECB의 국채 매입 발표 이후 하락 압박을 받고 있지만 안전자산이라는 측면에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존 레이스 채권 전략가는 “유로존 부채위기의 해소는 단시일 안에 이뤄질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자산 수요가 꾸준히 뒷받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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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