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노무현 6월 항쟁 불참'에 김재원 '취중막말' 파문 등
[뉴스핌=김지나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고민에 빠졌다. 박근혜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핵심 참모진들의 잇단 ‘설화(舌禍)’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 내에서는 대선을 80여일 밖에 남지 않은데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그간 공들였던 ‘쇄신정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박 후보가 과거사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까지 했으나 측근들의 잇단 설화로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최근 이슈가 된 설화 사건들의 경우 하나같이 친박 핵심이자 박 후보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인사들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이 더욱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왜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토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순전히 개인적인 실수들로 조직 전체에 해를 끼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26일에는 박 후보 중앙선대위 의장단에 합류한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노무현 6월 항쟁 불참’ 발언이 논란을 빚었다.
김 전 원내대표는 그 전날 부산 김해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안에 나 같은 민주화세력이 있다. 우리는 (1987년) 6월 항쟁을 우리가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은 6월 항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여러분은 잘못 알고 있어요"라며 "6월 항쟁은 민추협(민주화추진협의회)이 주도가 돼 전국을 다니면서 직선제를 요구한 것이고, 서울 일원에서만 있었던 저항을 전국으로 확산시킨 게 민추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무현재단과 민주통합당은 즉각 “사실을 완전히 왜곡했다”고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김진욱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귀를 의심할 정도로 경악스러운 발언”이라며 "즉각 사실관계를 바로 밝히고 고인(노 전 대통령)께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23일에는 당일 신임 대변인으로 내정된 친박계 김재원 의원이 ‘취중 폭언’을 해 결국 자신 사퇴하는 망신을 당했다.
친박계 핵심인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저녁식사 자리에서 박 후보의 정치 입문 배경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정치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그 자리에 있던 기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파문이 커지자 이튿날 그는 "부끄럽고 반성하고 있다. 당시 이성을 잃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과했다.
이에 앞서 김병호 전 공보단장은 박 후보의 인혁당 사건에 대한 사과와 관련해 "사과라는 것은 누구한테 하는 사과냐. 피해자가 누구냐"면서 "유신 자체를 판단 기준으로 한다면 그 당시 (피해) 가족들과 지금까지 내려오는 사람들(후손들)에게 다 사과해야 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그의 발언은 인혁당 사건에 대해 박 후보가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논란을 낳았다. 이후 공보단장은 이정현 최고위원으로 교체됐다.
앞서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측에 ‘불출마 협박 종용’을 했다는 파문을 일으킨 정준길 전 공보위원은 택시기사 등의 증언이 잇따르자 ‘자진탈당’을 선택하며 당을 떠났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잇단 돌발 악재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방송에서 이 같은 막말 논란을 비롯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너무 송구스럽다. 수많은 사람들이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런 노력들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분들이 간혹 나와서 저희도 많이 속상하다”며 “더 돌아보고 더 가다듬고 가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수가 없어야 된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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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