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이번 주 채권시장은 13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강한 경계감 속에 보합권에서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하건 동결이건, 금통위의 결정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매수와 매도 모두 모두 불안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 해오던 채권시장은 지난주 막판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적인 단기 국채매입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큰 조정을 보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추가양적완화(QE3)를 실시할 가능성이 상당한 상황에서 ECB 마저 진전된 경기부양 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채권금리는 대폭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증가가 9만6000건을 기록, 시장 예상치인 12만5000건을 크게 하회함에 따라 펀더멘탈은 여전히 금리인하를 지지하고 있다.
이에 금통위가 과연 이번 달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을 도모할 것인가를 두고 시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 이번 주 국고채 3년물 2.72~2.91%, 5년물 2.81~3.00% 전망
지난 9일 뉴스핌(www.newspim.com)이 국내 및 외국계 금융회사 소속 채권 매니저 및 애널리스트 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주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2.72~2.91%,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2.81~3.00%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국고채 3년 만기물의 경우 이번 주 예측치 저점은 최저치는 2.63%, 최고치는 2.80%로 조사됐으며 예측치 고점은 최저치가 2.85%, 최고치가 2.95%로 나타났다.
국고채 5년 만기물의 이번 주 예측치 저점은 최저치는 2.75%, 최고치는 2.88%였으며, 예측치 고점은 최저가 2.93%, 최고치는 3.05%로 전망됐다.
컨센서스 전망치의 상단에서 하단을 뺀 상하수익률 갭은 3년물과 5년물 모두 각각 0.19%포인트였다.
또 전체 예측치로 보면 최고에서 최저간 차이가 3년물은 0.32%포인트, 5년물은 0.30%포인트였다.
중간값으로 보면 3년물은 2.83%로 지난주 종가보다 1bp 높았고 5년물은 2.91%로 역시 지난 주말 종가보다 1bp 높았다.
◆ 반 발짝 후퇴한 금리인하 기대
지난주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미국 FOMC의 QE3 가능성 등에 힘입어 강세 출발하며 역사적 저점을 갱신했으나 주말 들어 ECB의 국채매입 결정으로 상승 마감했다.
벤 버냉키 의장이 잭슨홀 연설을 통해 QE3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함에 따라 미국채는 강세를 이어갔고 국내 채권금리 역시 주 초반 소폭 하락했다.
또한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1.2% 상승을 기록, 안정세를 보인 것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강화시켰다.
이후 주식의 강한 반등과 채권시장에서의 이익실현에 힘입어 채권금리는 낙폭을 일부 반납했다. 또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도 매수심리를 약화시켰다.
하지만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 모두 순매수 규모를 늘림에 따라 재차 채권금리는 하락했고 6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도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그러나 주 막판 ECB의 무제한적인 단기 국채매입 결정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의 재정 취약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뚜렷하게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채권금리는 급등세로 한 주를 마감했다.
◆ 금통위 경계 속 불안한 행보
이번 주 채권시장은 한은 금통위에 대한 강한 경계감 속에 보합권에서 출발한 후, 롱과 숏 포지션 모두 불안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주 ECB가 무제한적 단기 국채매입을 결정함에 따라 국내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던 분위기에서 반 발짝 가량 후퇴한 상황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증가가 9만6000건에 그쳐 시장 예상치인 12만5000건을 크게 밑돌았지만 여전히 한은 금통위가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금통위가 과연 이번 달 팽창적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도모할 것인가를 두고 시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의 지속이 지표로 확인됨에 따라 오히려 미국 FOMC가 QE3를 실시할 가능성은 제고됐다. 아직까지 글로벌 경기회복의 시그널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 등이 진전된 경기부양책을 연이어 내놓음에 따라 금통위 역시 주요국의 정책효과를 기다릴 가능성은 오히려 더 커진 셈이다.
물가 역시 안심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로는 1.2% 상승하며 안정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전월대비로는 0.4% 올라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향후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 상승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제공조를 강조하는 김중수 한은 총재의 성향을 고려할 때, 호주와 ECB가 지난주 연달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추가적인 금리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 이창배 팀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적지 않고 기준금리 인하 시 추가적인 인하 기대감으로 이번 주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으나 ECB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대외여건의 변화가 비교적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어 정책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은 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7월에 이미 한은이 한 차례 인하를 선택한 만큼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올해 국내 경기에 대한 우울한 전망들이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고 장단기 금리의 역전 상황을 장기간 방치하는 것도 한은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범 애널리스트는 "유의미한 폭의 추가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며 "예상 밖으로 금리가 동결돼도 3분기 경기지표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조정은 깊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일시적인 금리 상승을 통화정책 기조 전환으로 과잉해석을 하는 것은 무리"라며 "글로벌 자본이 위험자산 투자로 전환하기에는 아직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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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