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도 ‘컨디션’ 안 좋으면 생산 라인 ‘올스톱’...신형 ES 출격 대기
[규슈(일본) =뉴스핌 김기락 기자] 지난 24일 일본 후쿠오카현 미야와카시에 있는 토요타자동차 규슈 미야타 공장(아래 사진).
자동차 색상을 칠하는 도장 공장에 직원들과 로봇이 분주하다. 직원들이 철판 안쪽에 페인트를 뿌리면 4개의 로봇이 바깥쪽 철판에 색상을 입힌다. 로봇의 움직임은 마치 사람의 팔을 연상시킨다.
회색을 칠한 로봇이 곧이어 다음차에 빨강색 페인트를 뿌린다. 차와 차 사이 바닥에서는 공기를 빨아들여 색이 서로 섞이는 것을 방지한다. 이곳 도장 공장에는 16종류의 색상을 도장할 수 있으며 367명이 근무 중이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렉서스의 도장은 ‘타쿠미’로 불리는 장인(匠人)의 검사를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8000명에 달하는 공장 직원 중 도장을 포함한 장인이 19명이다. 고품질의 자동차를 위해 이들은 매일 아침 감기 등 건강 상태를 확인받고 근무에 들어간다.
니하시 이와오 토요타자동차 큐슈 사장은 이에 대해 “매끈매끈한 표면, 품질은 전 세계 어딜 내놔도 우리가 넘버원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장 검사를 마친 차체는 조립라인으로 이동된다. 조립 공장에 들어서니 다소 덥게 느껴졌다. 공장 온도는 28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긴팔을 입고 근무한다.
와키카와 노부후미 토요타자동차 규슈 홍보실장은 “고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려면 직원들의 안전과 작업 환경이 중요하다”며 “직원들이 한 가지 일만 반복하면 힘들기 때문에 2시간마다 순환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2시간 일하고 10분씩 쉬며 각 라인을 순환 근무하고 있다. 직원들이휴식할 때면 공장 라인도 함께 쉰다. ‘신뢰 성의 진심, 렉서스’라고 쓰인 천정의 푯말에서 생산량 등 결과 보다 인간 중심이라는 생각이 조금 든다.
와키카와 홍보실장은 “렉서스를 포함한 토요타자동차는 창사 이래 지금까지 단 한번의 파업도 없었다”며 직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립 라인에는 바닥으로부터 2m 위치에 흰줄이 걸려있다. 직원들이 조립 품질이 의심되거나 신체 등 이상이 생길 때 당기기 위해서다.
이로써 전체 직원에게 알릴 수 있으며 생산 라인은 일시 정지된다. 생산 라인에 의해 직원들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생산 라인을 움직이는 점이 새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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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라인에서 렉서스 신형 ES가 완성되고 있다. 완성된 차는 8000여명 전체 직원 중 19명의 장인의 품질 검사를 통과해야 렉서스 엠블럼을 달 수 있다. 품질 검사만 1700여 가지다 <사진 :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
미야타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43만대다. 글로벌 판매가 최고조에 달한 2007년에는 44만대를 생산했지만 2008년 세계 경제위기, 미국 리콜 사태 등을 거치며 현재는 30만~35만대를 생산 중이다. 생산 차종은 렉서스가 81.5%이고 환경 대응차는 45%다. 67초마다 자동차 1대씩 생산된다. 토요타 전체 올해 생산 목표는 1005만대이며 상반기에 527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6년 만에 풀 체인지한 렉서스 ES, 벤츠·BMW ‘정조준’
ES300h 공인 연비 21.8km/ℓ 확보...5000만원대 중반 예정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 중 렉서스 신형 ES350과 ES300h가 내달 13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06년 4월 ES350 국내 출시 후 6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바뀐 ES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ES300h를 통해 BMW 520d를, ES350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300을 각각 잡겠다는 전략이다. 올들어 7월까지 BMW 520d는 총 4744대 판매돼 수입 베스트셀링카 1위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은 3002대가 팔려 3위다.
특히 ES300h는 세계적인 다운사이징 흐름에 맞춰 2.5ℓ급 가솔린 엔진을 적용, 판매 가격을 ES350 보다 낮췄다. 이를 통해 공인 연비 21.8km/ℓ(신연비 기준 16.4kmℓ)의 연료 효율성을 낸다. 또 엔진 성능 및 핸들링 등 성능을 다이내믹하게 튜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ES 시리즈 판매 트림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각각 2종씩 총 4개다.
공장을 둘러본 후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ES 판매 목표는 매월 300~400대”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ES 판매 가격이 5000만원 중반대부터 6000만원대 초반대이므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외에도 현대차 제네시스와 기아차 K9 등과 경쟁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렉서스 ES는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2위를 기록하며 ‘강남 쏘나타’로 불리기도 했다.
* 사진 설명 : 공장 내 장인이 신형 ES의 조립 및 도장을 검사 중이다. 검사에 합격한 자동차는 성능 및 수밀 테스트 등을 거쳐 각국으로 수출된다 <사진 :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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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