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는 1차관 하루는 2차관, 똑같은 건의사항 '시간낭비'
[뉴스핌=곽도흔 기자] 글로벌 재정위기로 올해 수출이 감소하는 등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식경제부가 같은 업종을 두고 차관급 수출간담회를 하루만에 또 열어 빈축을 사고 있다.
수출 확대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부가 업계와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권장할 일이다.
하지만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건의사항을 요구하다보니 업계의 건의사항이 같을 수밖에 없는 터라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하면서 시간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지경부가 당장 수출감소를 '발등의 불'처럼 인식하고 수출 규모를 늘릴 수 있는 단기 대책만을 요구하는 등 수출 둔화에 대응하는 자세에 조급증마저 보이고 있어 우려되고 있다.
지식경제부 윤상직 제1차관은 지난 23일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섬유패션업계와 수출간담회를 갖고 섬유패션 업계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섬유업계는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 강화 지원, 전기요금 인상 자제, 외국인 인력 확대 및 탈북인력 활용, 수입국의 안티덤핑 대응, 슈퍼소재 등 신섬유소재 개발 강화 등과 관련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윤 차관은 “해외 마케팅 강화를 위해 유명 해외전시회 및 수출 상담회, 시장개척단 파견 등을 적극 지원해 수출증대에 조금이라도 기여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하루 전인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는 업종별 수출입동향 점검회의가 열렸다. 모두 13개 업종별 대표자급이 참석해서 업종별 수출동향과 정책건의 등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조석 2차관, 한진현 무역투자실장(차관보급), 이운호 무역정책관(국장급), 안병화 수출입과장 등 우리나라의 수출정책을 총괄하는 최고위급에서 담당과장까지 전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섬유산업연합회 김동수 부회장은 산업용 전기료 인상 자제 요청, 외국인 근로자 도입 확대, 섬유업계 도입규모 별도 운영 혹은 제조업 전체의 도입규모 10만명 이상으로 확대 등을 건의했다.
같은 섬유업계를 대상으로 두 차관이 하루만에 간담회를 열다보니 건의사항은 같았다. 섬유업계로서는 시간을 쪼개서 수출에 진력할 시간에 같은 사안을 두고 정부 회의시간에 몸만 와 있던 것이다.
특히 섬유패션업계는 국내 내수 침체에 고전을 하고 있어 대체로 해외 수출마케팅에 주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종별 회의든 업계 간담회이든 정부에 수출 관련 정책건의가 이전부터 대종을 이루고 있다.
업종별 수출동향 회의가 예정돼 있고 다음날 섬유패션업계와 수출간담회도 있다면 이틀 연속 동일한 사안이니 섬유패션업계가 집중하는 회의로 중복을 피해줌으로써 섬유업계가 수출에 진력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도 정책서비스일 것이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1차관은 산업, 2차관은 무역을 주관하는데 22일과 23일 회의에는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등 성격이 다르다”면서도 “같은 업종이다보니 건의사항은 같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