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허하되 위축되지는 말자'
[뉴스핌=강필성 기자] “현재 그룹이 진행중인 주요 신성장 사업들은 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해 나가는데 있어 차질을 빚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시험대입니다. 각사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우리의 사업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주시길 바랍니다.”
최금암 한화그룹 기획전략실 실장이 지난 16일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한화그룹 전 직원들에게 당부한 내용이다.
17일 한화 등에 따르면 최 실장은 16일 오후 사내게시판을 통해 “오늘 그룹 관련 재판 1심 결과가 나왔다. 한화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당혹스럽고 참담한 심정일 것”이라며 이와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먼저 우리는 작금의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한치의 동요 없이 그룹 및 각사의 미래성장 전략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임직원 여러분은 근무 기강을 더욱 강화하여 본연 업무에 매진하는 가운데 그룹 주요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룹에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서 겸허하고 낮은 마음가짐으로 임하되 위축되지 말고 그룹의 입장을 정확히 인지해 보다 당당하게 대변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최 실장의 글은 지난 16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침통한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 구속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사업에 차질이 없게 직원들을 독려한 차원에서 이런 글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회장이 법정 구속된 어제와 하루가 지난 오늘, 한화그룹 내부는 침통한 분위기 일색이다.
사실상 정신적 지주였던 김승연 회장의 구속에 따른 안타까움과 기업에 대한 걱정 등이 혼재돼있다.
경영기획실도 오전부터 강도 높은 회의를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평소 아침 회의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하면 이번 회의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화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당분간 자중하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여름 휴가나 제대로 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내부적으로 침통한 분위기 수습 국면에 나서면서 대규모 사업이 큰 차질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미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의 자율경영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사업적인 내용에서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미래성장 사업 발굴 등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실장은 각 계열사 부회장단과 함께 김승연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당분간 비상 경영체제로 들어갈 전망이다.
다음은 최금안 실장의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문.
오늘 그룹 관련 재판 1심 선고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화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당혹스럽고 참담한 심경일 것입니다. 특히 최근 그룹이 국내외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펼치며 의미있는 성과를 이루어 가던 상황이었기에 그 안타까움은 더욱 클 것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서로를 격려하며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지혜가 절실합니다. 지금의 가혹한 시련이 그룹의 더 큰 성장을 도모하는 담금질이 될 수 있도록 임직원 여러분께 몇가지 당부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는 작금의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치의 동요 없이 그룹 및 각사의 미래성장 전략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힙니다. 현재 그룹이 진행중인 주요 신 성장 사업들은 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해 나가는데 있어 차질을 빚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시험대입니다. 이에 임직원 여러분은 근무 기강을 더욱 강화하여 본연의 업무에 매진하는 가운데 그룹의 주요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 어느 순간에도 각 사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우리의 사업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 주길 바랍니다.
또한 임직원 여러분은 현재 그룹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대외 여건 등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그룹의 구성원으로서 좀 더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주길 바랍니다. 그룹에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서도 겸허하고 낮은 마음가짐으로 임하되, 현 상황에 위축되지 말고 그룹의 입장을 정확히 인지하여 보다 당당하게 대변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임직원 개개인부터 조직, 회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위기 상황이지만 이처럼 다함께 힘을 모은다면 지금의 위기 또한 조속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임직원 여러분 모두 상심이 크겠지만 심기일전하여 지금의 위기상황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여러분 개개인의 헌신적인 마음이 그룹을 위한 크나 큰 위로와 희망이 되리라 믿습니다.
2012.8.16 그룹 경영기획실장 최금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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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