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전4기'… 다른 경쟁자도 입찰 참여해야
[뉴스핌=이영기 기자] 한진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에서 관건은 유효한 경쟁입찰로 꼽힌다. KAI의 매각 입찰에서 한진그룹만 참가한다면,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더 이상의 매각과정이 진척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다른 경쟁자도 입찰에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돼야, 비로소 다음 단계인 협상을 진행하고 인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주채권은행과의 협의, 인수자금 조달 등의 문제는 그 다음인 것이다.
KAI 인수에서 ‘3전4기’ 도전기를 쓰고 있는 한진그룹은 유효경쟁 성립여부를 두고 애를 태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AI 인수에 유일하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한진그룹도 최종인수까지는 극복해야할 장애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가장 우려되는 것은 KAI매각에서 유효경쟁이 성립되는지 여부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정부 주도의 계약에 있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수 입찰자가 참여하는 일반경쟁에 부쳐야 한다. 상황은 우리금융 매각과 마찬가지.
무리수를 둬 수의계약을 한다하더라도 수의계약 전에 입찰이 2회 실시돼야 하므로 일단은 연내처리는 불가능하고, 그러면 KAI매각은 다음 정부로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진그룹으로서는 속이 탈 수 밖에 없다. 다음 정부가 과연 국가전략사업이자 방위사업비중이 높은 KAI를 매각할 지 여부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예상되는 인수 후보군에서 삼성이나 현대차, 한화그룹 등은 인수에 부정적인 시각을 밝힌 상태다. 방위산업체라는 KAI의 속성상 외국계 항공기제조업계나 펀드들이 독자적으로는 입찰에 참여할 수도 없다.
1조원대를 훌쩍 넘어가는 딜규모와 항공우주산업의 업종 특성을 감안하면 기존주주인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두산그룹 이외에는 달리 뚜렷하게 주목받을 곳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유효경쟁 입찰이 성립할지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자금조달 문제 등에 앞서 유효입찰의 가능성이 우선 확인돼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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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