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은행권 여신이 대폭 늘어나 관심을 끌고 있다.
저성장과 고실업률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유동성 경색 해소와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소식이라는 평가다.
6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지난 7월25일 기준 한 주 동안 은행권 가계 및 기업 대출이 7조1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6월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난 후 최대 규모다. 또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8년 10월 고점에 비해 불과 2.9% 낮은 수치다.
시장 전문가는 여신 증가가 추가적인 경제 성장 둔화에 제동을 걸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분기 미국 경제는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짐 폴슨 투자전략가는 “지난 43개월간의 제로금리가 마침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며 “신용 창출이 재개되면서 부동산 가격도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대출이 대폭 늘어난 것은 위기 이후 가계가 부채를 상당폭 축소한 데다 자동차 할부를 중심으로 은행 대출 요건이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1~4월 사이 자동차 대출은 1343억달러로 200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6% 급증했다.
ITG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스티븐 빌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출 수요는 경제 전망의 가장 훌륭한 바로미터”라며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은행이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적극적으로 여신에 나설 때 경기 회복의 속도가 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