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산그룹 허 회장의 각별한 손자사랑
[뉴스핌=강필성 기자] 재벌 오너일가 50여명이 최대주주등 특수관계인으로 형성된 GS가 최근 핵심적인 특수 관계인들이 장내 주식 매매를 통해 지분 변동이 진척돼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이 최근 보유중인 GS주식 7만8000주를 장내 매도했고 허완구 회장의 두 손자가 딱 이 규모만큼인 7만8000주를 장내 매수해 일련의 지분 변화가 발생했다. GS의 2대주주인 허용수 GS전무가 이 들(두 손자)의 부친이다.
증권시장에서의 매수-매도자의 수요에 따라 매매가 이뤄진 단순 형태로 볼 수도 있겠지만 증권가와 재계 일각에서는 이들 주식거래의 매매시점과 수량을 볼때 특수 관계인간의 사전조율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주식 매입에 나선 두 손자가 현재 각각 11살과 8살에 불과한 미성년자인데다 이에 앞서 허완구 회장은 두 손자에게 자신이 보유한 GS계열사인 '승산레저'주식 전부를 분배 증여키로 했다가 증여계약을 전면취소한 바가 있어 이래저래 궁금증을 낳고 있다.
허완구 회장은 지난 1월, 골프장등을 운영하고 있는 승산레저 주식 95만주 (47.5%)를 큰 손자인 허 모씨에게 40만주, 작은 손자인 허 모씨에게 55만주를 증여키로 하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말 허 회장은 증여계약을 돌연 취소, 당시 주변의 의문을 낳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증여를 받는 두 손자의 증여세 문제가 부담이 돼서 증여를 취소한 것으로 풀이할 뿐이다.
이런 과정에서 이달초인 지난 4일과 6일 허완구 회장은 보유중인 GS주식를 해당일에 4만6800주, 3만1200주를 장내 매도(총7만8000주)했다고 당국에 보고했다. 그런데 우연찮게 큰 손자와 작은 손자가 허 회장의 매도일 며칠전인 6월29일과 7월2일 총 수량기준으로 똑같은 규모의 GS주식을 사들였다. < 상단 표 참조>
이번 매입으로 큰 손자의 GS주식 총 보유규모는 79만341주, 작은 손자는 32만1000주에 달했다. 허 회장은 134만7905주(1.42%)로 줄었다. 두 손자들의 이번 주식 매입대금은 무려 40억원대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주식매매 신고 변동일이 매수자가 앞서있고 매도자가 뒤에 있는 것과 관련,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변동 신고시, 사유 발생일이나 매매결제일 기준등으로 금융당국에 공시하는 경우도 종종있다"며 변동일자보다는 매매 규모 및 일정을 볼때 양 자간 사전 조율의 소지는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GS측은 " 주주 개인의 사장인 만큼 알수는 없지만 이전에도 매도 이전에 (특수 관계인이) 매수한 경우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식거래가 증권가나 재계의 눈에 띄는 이유는 지난 4월 말 허완구 회장이 두 손자에게 승산레저의 지분 증여를 취소하고 두달여 뒤에 할아버지와 두 손자간의 장내에서 주고받기 매매로 추정되는 GS주식의 거래가 이뤄져 증여취소와 주식매매간의 상관관계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서다.
주변에서는 증여세 부담을 덜기위해 또 다른 방식에서의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사랑'을 베푼 게 아니냐는 말들도 있다. 승산레저 증여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두 손자들의 이득만큼 이번 주식매매과정에서 그 이득이 보전돼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당시 승산레저의 지분 47.5% 증여에 따른 증여세는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허완구 회장이 2007년 장녀 허인영 승산레저 대표이사 및 석홍군에게 승산레저 지분 47.5%를 사들일 당시 약 195억원의 매입가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증여세율은 50%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허완구 회장의 GS 지분 매각과 두 손자들의 그만큼의 GS주식 매입이 승산레저 증여의 취소와 무관치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른바 '稅테크와 株테크'가 결합된 묘수로 해석들 한다.
업계 관계자는 “GS는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주가 9만원대를 경신했지만 현재는 5만원대 초반을 형성하는 중”이라며 “막대한 증여세가 드는 승산레저 지분 증여 보다 비교적 바닥을 형성 중인 GS의 지분을 규정내에서 넘겨주면서 손자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게 더 나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업계에서 허완구 회장의 손자 사랑은 유명하다.
미성년자 주식 부자 순위에 두 손자가 매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이들은 자신이 5~6세에 불과한 2008년, 2009년부터 GS주식을 장내 매입하기 시작해서 13일 현재 GS의 지분을 각각 0.83%, 0.34%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13일 종가기준(5만 3200원)상 주식평가액만 591억 23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한편 초등학생인 두 손자가 이런 주식 매입 자금을 어디서 끌어왔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들은 최근 주식 매입에 각각 15억 6000만원, 25억 500만원을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금출처와 관련, 시장 관계자들은 이들이 기존에 배당금 형태로 축적한 자산을 주식 매입에 썼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은 GS외에 비상장사인 승산레저의 지분을 각각 25.5%, 10.0%, 에스티에스로지스틱스의 지분 30%, 70%를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GS그룹 관계자는 “승산그룹의 친인척 회사라고는 하지만 계열 분리돼 있는 만큼 직접 이해관계는 없어 세부 내용은 알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허 회장의 두 손자들 부친인 허용수 GS 전무는 승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면서 동시에 GS에서 허창수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허용수 전무는 GS의 지분 4.03%를 보유해 개인 지분으로는 4.66%를 보유중인 허창수 회장에 이어 GS의 2대주주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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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