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여의 결실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 출범
[뉴스핌=오희나 기자] “중국은 우리에게 언제나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아시아에서 세 번째, 한국 최초로 중국 파트너들과 같이 시작하는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사는 한중 양국, 더 나아가 이머징마켓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이 써 나갈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뚝심이 중국 만리장성을 넘었다.
박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 설립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6년 넘게 준비한 합작운용사가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적립식 펀드’로 국내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 써온 박현주 회장의 중국에 대한 열정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박현주 회장은 해외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해외진출도 본격화해 PEF에서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했고, 업계 최초로 해외 운용사 인수에 성공해 대만 법인을 출범시켰다. 캐나다 3대 ETF 운용사인 호라이즌 베타프로 인수를 통해 캐나다와 호주에 동시 진출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현지법인을 출범시킴으로써 금융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중국현지법인 설립, “연내 현지 투자펀드 출시할 것”
10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증권운용업계 최초 중국현지법인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Mirae Asset Huachen Fund Management)’이 9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은 지난 3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로부터 중국 합작회사 설립인가를 받은 후 지난달 20일 사업자등록증을 취득해 중국본토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전체 자본금은 2억 위안(260억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5%인 5000만 위안(한화 약 90억원)을 출자했다. 화신신탁과 함양보장과학기술이 각각 40%, 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화신신탁은 사모펀드를 주로 운용하는 신탁운용사이며, 함양보장과학기술은 생명과학기술 관련 회사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은 이르면 연내 중국투자자를 대상으로 중국현지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며, 향후 중국 내 다양한 공모펀드 출시 및 일임운용으로 운용자산규모를 키워갈 예정이다. 또한 중국 내 기관 및 개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뿐만 아니라 향후 중국 투자를 원하는 한국 및 해외 투자자들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중국은 조인트벤처 설립시 해외투자자들이 지분을 50%미만으로 가져가게 돼 있다”며 “중국에서는 미래에셋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유통망 등 파트너의 역량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마이너스 수익률에 등돌린 투자자 신뢰 회복은 과제”
박현주 회장의 중국에 대한 열정은 이미 잘 알려진바 있다. 한때 박현주 펀드라 불리며 출시 한달 만에 4조5000억원의 돈을 빨아들였던 ‘인사이트 펀드’의 중국 비중을 80% 이상 가져갈 정도였다. 하지만 인사이트 펀드의 수익률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체면을 구긴 것도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중국현지법인으로 박현주 회장이 다시 한번 국내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통틀어 중국 합작법인을 설립한 첫 사례로 한·중 양국의 본격적인 금융 네트워크를 잇는데 첫 물꼬를 튼 셈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합작법인은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대부분 글로벌 IB들과 손잡고 있다”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박현주 회장이 이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은 국내 자본시장의 쾌거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의 노력이 결실을 본 셈”이라며 “그동안 중국시장은 우리가 주도적인 위치에서의 합작이 불가능했는데 미래에셋이 국내 최초로 중국 자본시장의 빗장을 연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이너스 펀드 수익률로 등을 돌린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은 박현주 회장이 안고 가야할 숙제다. 과거 인사이트 펀드의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의 중국펀드 수익률은 9일 기준 19개 펀드 모두 1년 성과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펀드인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1의 1년 평균 수익률도 –21.63%를 기록해 유형평균(19.1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미래에셋이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 아니겠냐”라며 “펀드 수익률 회복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선결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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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오희나 기자 (h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