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대한생명'을 '한화생명'으로 바꾸는 사명 변경안이 통과됐지만 지분을 갖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여전히 이에 대해 불편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한생명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변경 안건을 상정해 71.7%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보는 사명 변경안 통과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고수했고, 지금도 입장 차이는 변함이 없다. 회수해야 할 공적자금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한생명에는 공적자금이 3조원 넘게 들어갔다. 정부 지분이 24.75%나 있다. 정부로선 이 지분을 팔아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해야 한다. 때문에 친숙한 ‘대한생명’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는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20%가 넘는 지분을 유지하며 중요 사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화 측의 설득작업으로 사명변경안이 통과돼 현재로서는 공적자금 회수가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 쪽에서 비싸게 사간다면 모를까”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예보 측에 따르면 이번 사명 변경은 한화의 활발한 설득 작업으로 라자드에셋 등 해외펀드 7.24%가 찬성했다. 또 노조는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상당 부분 우리사주도 찬성으로 돌아섰다.
예보 관계자는 “한화생명보다 대한생명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훨씬 높다”며 “한화 측은 2010년과 지난해에도 사명변경 요구를 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며 왜 굳이 사명을 변경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명 변경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겠지만, 이 때문에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사명변경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고 했었다”고 밝혔다.
대한생명은 현재 한화금융네트워크 금융 7개사를 통합하는 마케팅을 준비 중으로, 사명이 다른 대한생명의 마케팅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과 함께 사명변경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 ‘대한’이나 ‘한화’ 등 브랜드 가치의 우위를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한화금융 네트워크를 통한 통합 마케팅으로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사명변경과 관련해 2대 주주인 예보를 장기간 설득 작업을 해왔다”며 “변경 전 이사회 때부터 지속적으로 설득을 해와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예보는 사명에 의해 지분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경우 이사회나 임시주총을 통해 강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공적자금 회수 입장에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생명은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서라도 사명변경은 필요한 수순”이라고 전했다.
▶ "왕의 귀환" 주식 최고의 별들이 한자리에 -독새,길상,유창범,윤종민...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