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수수방관위원회로 명칭을 교체하는게 맞을 것 같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4일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의 최대 이슈인 '보이스톡 논란과 망중립성 긴급토론회' 자리에서 방통위를 이같이 작심하고 꼬집었다. 보이스톡과 페이스타임으로 망(網) 중립성이 업계의 화두가 된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방통위 목소리와 행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아쉬움을 내비친 것이다.
오는 18일로 방통위원장 취임 100일을 맞는 이계철 위원장호 방통위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 정재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방송사 파업, 스마트TV 차단, 보이스톡 등 모바일인터넷전화와 같은 그간의 이슈에 대부분 침묵으로 대응하며 업계조율과 정책제시를 효과적으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때문인듯 하다.
이날 긴급 결정된 토론회에도 수많은 참석자와 토론자가 참석했지만 방통위 측 패널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전 의원은 "토론회를 열어 양 측 주장을 균형있게 청취한 뒤 중재안을 모색하고 차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길 기대했지만 유감스럽게 방통위 측 관계자가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 역시 "방통위는 정당한 역무제공을 거부한 이통사를 자율로 두겠다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패널이 찬반 양쪽 모두 있는게 아니다보니 토론 내용도 큰 반전없이 그간 나왔던 얘기의 재탕 삼탕의 연속이었다. 어휘만 달리할 뿐 같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끼리의 논의는 메아리에 불과한 토론없는 토론회에 불과했다.
이 때문인지 일각에서는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마치 방통위에 딴지거는 주최아닌가'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ICT업계 급 현안을 다루고 이해당사자들 의견을 들어오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공론의 장에 이런 저런 핑계도 없이 얼굴조차 내밀지 않는 방통위는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런 행동을 본 국민이 그들의 정책에 대한 신뢰성과 대중성을 부여할 수 있을련지는 둘째 문제고 앞서 방통위는 자신들 직무영역에 대해 되돌아봐야 한다. 공복자는 싫어도, 자기 마음과 달라도 나서고 듣고 말할 때가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경영진도 마찬가지다. 무료 음성통화 '보이스 톡'이슈가 통신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 모으고 있고, 이 때문에 일부 통신사들은 통신요금을 인상하겠다고 은근히 협박하면서도 정작 현안에 대해 소통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 와중에 LG유플러스의 보이스톡 차단 전면 해제여부를 넣고 카카오와 LG간의 설전은 그냥 웃어 넘기기에는 아까울 정도다.
정보통신산업은 그 어떤 분야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정부도 이에 맞는 정책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기민하게 움직여야만 한다. 그러나 방통위는 방송사 파업에도 손 떼고 제 역할 다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여론에 불리한 정책을 제시하면 사면초가에 몰리게 된다는 우려 때문인지 좀처럼 보폭을 키우지 못하는 모양새다. 눈치를 볼 때가 국민과 소비자들 외에 더 많아서 그런게 아닌지 주위에서는 의구심어린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민주주의는 각자의 주장을 서로 협상해 절충해 나가는 과정이다. 때문에 어떠한 결과물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만은 없다.
방통위가 관할 업계의 이슈가 있을때 공공의 토론장에 나와 입장을 주장하며 노력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계철 위원장의 며칠뒤 '백일상'에,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명패가 오를지, '수수방관위원회 위원장'명패가 등장할 지 두고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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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