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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정몽구 회장, '냉철한 현실인식속 유럽위기 정면돌파'

기사입력 : 2012년06월11일 15:25

최종수정 : 2012년06월11일 15:25

 

[뉴스핌=이강혁 기자] "이건희 회장이 유럽출장에서 귀국한 뒤 제2의 신경영에 준할 만큼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삼성 관계자)

"정몽구 회장이 지난 3월 유럽시장을 둘러보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 후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

유럽 경제위기가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파고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차가 정면돌파 의지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 기업이자, 세계시장의 중심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삼성과 현대차가 당장의 위기를 미래의 기회로 바꾸기 위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것. 총수의 시장 진단에 전사적인 위기돌파 해법찾기가 한창이다.

11일 삼성과 현대차 등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달 3주간의 유럽 출장을 통해 유럽의 위기를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진단했다.

삼성의 신기술과 품질 등에 비춰서 당장 삼성에 미칠 여파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내다봤지만 시장 전반의 침체는 경계하는 의중이 역력했다.

이 회장은 이에 따라 귀국 직후부터 휴식을 뒤로하고 조기 출근에 나서는 등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일환으로 조직의 재정비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장을 교체하면서 글로벌 선도기업의 위상 정립과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쇄신에 나선 것이다.

삼성은 지난 7일 미래전략실장에 삼성전자의 사령탑이던 최지성 부회장을 전격 선임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께서 유럽 출장 이후 어떤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변화를 주문했다"면서 "이에 대한 조치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최지성 부회장을 미래전략실장에 선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같은 개편작업 이후 신사업과 신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동안 다소 지지부진했던 일부 신수종 사업에 대한 전략 재수립은 물론, 휴대폰과 카메라, TV 등 주력 제품에 대한 새로운 구상에도 착수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침체를 겪고 있는 유럽시장 공략에 대해 '지금이 적기'라는 분명한 내부 입장을 정리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정몽구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바탕에 깔려 있다.

이에 따라 유럽시장 전체적으로 시장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는 상황이지만 판매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메이커들이 유럽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탓에 지금은 곧 현대차가 '세계 완성차 톱3'에 진입할 기반을 닦기에 최적의 시기라는 인식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로존의 위기상황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유럽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로2012 스폰 등 전략적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i30, 씨드 등 현지 전략차종의 판촉 활동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분주히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결과,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양사를 합쳐 5~6%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른 글로벌 메이커들이 유럽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을 겪으며 위기감을 높이는 상황이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들어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한-EU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라 진입장벽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진 탓도 있지만 현대차의 품질이 그만큼 현지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유럽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펼쳐온 현지화 전략도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현재 터키, 체코, 러시아, 슬로바키아 등에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유럽 소비자를 겨냥한 눈높이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재계의 한 인사는 "글로벌 리딩기업인 삼성과 현대차가 시장의 위기상황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높이는 것은 한국경제에도 희망적인 메시지"라면서 "총수들이 현지 시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진단하고, 경영진이 이를 토대로 다양한 해법찾기를 진행하는 경영의 정공법적 접근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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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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