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적한 경영현안 및 대내외 불안요소 많아져
[뉴스핌=이강혁 기자] 4대그룹 총수들이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출근시간을 앞당겨 긴장감을 불어넣는가 하면 휴일도 잊은 채 현장경영에 나서기도 한다. 산적한 경영현안은 물론 선거정국과 대내외 불안 요소가 많아진 것이 이들 총수들의 발걸음을 바쁘게 한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16일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2일 평소보다 이른 오전 6시40분에 삼성 서초사옥으로 출근했다. 화요일과 목요일 서초사옥에 정기출근하고 있는 이 회장은 그동안 오전 8시 전후가 출근시간이었다.
삼성에서는 이 회장의 출근시간이 앞당겨진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고 있다. 정해진 출근시간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정에 맞게 유동적인 출근을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룹 일각에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 방해 문제나 삼성카드 공문 조작 파문, 삼성 직원의 CJ 이재현 회장 미행 사건 등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는데 따른 조직기강 확립 차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대선 등 선거정국과 일부 계열사의 지분 정리 문제가 경영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시점에 크고 작은 이슈가 계속 터져나오는 게 이 회장의 발걸음을 빠르게 만든 것 아니냐는 의미이에서다.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
총수의 조기출근이 조직 내부에는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고, 대내외 뒤숭숭한 현안을 총수가 직접 챙기고 지휘하겠다는 의중도 있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실제 이 회장은 평소 한남동 승지원에서 주로 업무를 보지만 삼성에 위기감이 퍼질때는 어김없이 서초사옥에 나와 강한 메시지를 전파해 왔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글로벌 현장은 물론 국내 사업장을 둘러보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주력인 자동차 분야의 글로벌 성적표가 좋은 상태이지만 엔저현상 현상이 지속되고 미국의 대선 분위기까지 지속성장을 위한 담금질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특히 철저한 품질과 이를 바탕으로 한 품질 고급화 전략으로 올해 글로벌 시장 '톱3'를 위한 완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욕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800만대 생산·판매 체제가 멀지 않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 토요타 자동차의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 800만대 시대를 대비한 완벽한 품질 구현은 정 회장의 발걸음을 바쁘게 만든다. 그룹 내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외부일정이 없으면 어김없이 오전 6시30분 이전에 양재사옥에 출근해서 경영을 챙기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철저한 품질 확보를 여러차례 강조하면서 질적성장을 위한 임직원들의 정신무장에 신경쓰고 계시다"고 전했다.
최태원 SK 회장 역시 어려 어려움 속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법정공방을 벌이는 와중에도 야심차게 인수한 SK하이닉스를 각별하게 챙기고 있는 것. 인수에 성공한 이후 하이닉스 이천본사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하이닉스와 SK의 융합에 신경쓰고 있고, 총수 본인이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직접 발로 뛰겠다는 강한 경영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6일 이천본사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출범식'에 참석해 "SK와 함께라면 못할 것이 없다"는 말로 하이닉스 임직원들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한편, 올해들어 이렇다할 대외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구본무 LG 회장은 그 시간만큼 그룹의 내실 다지기에 모든 전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등 주력계열사의 부진을 올해는 어떻게든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미래 먹을거리를 위한 핵심 신기술 개발에 특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그룹 내부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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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