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태광등 유수 그룹 오너들 민-형사 문제 직면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 SK, 태광등 재계 유수 대기업 오너들이 깊은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회장,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등 국내 내로라하는 오너 경영진들이 각각의 민·형사상 문제로 '발등의 불'을 진화해야 하는 '수난의 덫'에 갇혔다.
가뜩이나 총선, 대선 등 선거정국의 재벌개혁 외풍까지 거세지는 마당에 개인적인 송사까지 겹치면서 그룹 경영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도 적지 않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재계 오너 이슈의 중심이다. 그의 큰형인 이맹희씨가 유산분쟁의 불씨를 당기면서 세간의 이목을 빨아 들였기 때문이다.
이맹희 씨는 지난 14일 이건희 회장 등을 상대로 7000억원대 상속권리를 주장하며 법원의 문을 두드린 상태다.
이 회장 측과 이맹희 씨의 아들인 이재현 CJ 회장까지 진화에 나섰지만 사안은 자꾸 커져가는 분위기다.
꺼진 줄 알았던 삼성특검의 잔불이 다시 타오를 기세이고, 잦아들었던 반삼성 기류도 일부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나아가 이번 송사의 결과에 따라 삼성의 지배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는 내놓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게다가 이건희 회장의 '1조원대 사회환원' 문제도 이번 송사와 맞물려 고민을 깊게하는 말못할 부문이다. 그는 지난 2008년 삼성특검 직후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차명지분 처리 등과 관련, 일정규모의 자산을 사회환원하겠다는 약속을 내세운 바 있다.
삼성은 이와 관련, 이건희 회장의 이름을 내건 재단 설립이나 혹은 그룹 내 공익재단을 통한 기부 등의 방안을 두고 지금까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발표 타이밍만 잡고 있다는 말도 나오나 삼성측은 이에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당시 대 국민을 상대로 발표한 이 회장 특정 재산의 사회환원건이 4년여가 지난 현 시점에서도 완전 일단락되지 않자 시민단체등 일각에서는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차명계좌 문제의 연장선에서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부분으로 어쩔수 없이 사회환원이 늦어진다는 시선도 나오는등 삼성특검에서 비롯된 이 회장의 1조원대 재산의 사회환원이 이번 이맹희씨 소송을 통해 세간의 눈길을 다시 끌고 있어 삼성측이 당혹스워한다.
사실 삼성으로서는 올해 무엇이든 사회적 이슈의 중심이 되는 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선거정국을 맞은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하게되면 경영상 불리한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흐름에서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은 그동안 각종 사회이슈에서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단적으로 최근 상생의 큰 틀에서 재벌빵집 논란을 빠르게 잠재운 대처능력은 다른 그룹사에 비해 단연 으뜸이었다.
하지만 이번 송사는 그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개입하기도 쉽지 않다. 이건희 회장 가족사의 문제인데다, 혹여 그룹 차원의 대응이 여러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민사소송이기에 삼성그룹(법인)이 간여했을 때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삼성 측은 때문에 이번 송사와 관련, "이건희 회장의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룹이 입장을 표명할 것이 없다"는 공식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만큼 큰 이슈에 서 있는 대기업 오너는 바로 최태원 SK 회장이다.
최태원 회장은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로 법정공방 중에 있다.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나란히 불구속 기소된 상태로,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드리워져 있다.
그룹 경영은 이 같은 현안으로 여전히 비상체제다. 최태원 회장 역시 최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후 의욕적인 경영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그룹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에 부딪쳐 있다. 그는 최근 하이닉스의 등기이사 대표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전면에 나선 상태다.
이런 현안과 관련해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들이 사퇴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이사 선임이 중립성과 적정성 논란으로 번졌고, 일부 경제시민단체도 윤리 의식을 문제삼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최신원 SKC 회장 등 사촌간의 계열분리 문제가 여전한 진행형이다. 어려운 시기라 말을 아끼고 있지만 최신원 회장 측의 계열분리 요구는 강한 상태다. SK의 모태인 SK네트웍스가 창립 60년을 맞는 내년 2013년이 이 문제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그룹 내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도 만만찮은 상황에 처해있다. 횡령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와 구속, 재판으로 이어지는 최대 시련을 겪고 있다. 그는 무자료 거래와 회계 부정처리, 임금 허위지급 등으로 회삿돈 약 400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호진 회장은 최근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그룹과 관련된 모든 법적지위와 함께 회장직을 사임한 상태다. 그룹 측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선진화된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다시 도약해 국내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경영 추스리기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요즘, 선거정국만으로도 경영의 여러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오너 리스크는 그룹 경영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차제에 재계가 오너 리스크를 말끔히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가 그룹(기업)경영에 걸림돌이 되는 비(非)시장주의적 구태를 지워야 한다는 바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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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