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가격인하 효과 없어…대형마트가 백화점보다 8% 저렴
[뉴스핌=최영수 기자] EU산 위스키의 소비자가격이 수입가격의 5배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나라에 비해 평균 36%나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녹색소비자연대에 의뢰해 EU산 위스키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조사결과 EU산 스카치위스키 15종의 소비자가격은 평균적으로 수입가격의 5.1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통수입을 100으로 보았을 때 배분율은 수입업체가 52.71, 유통업체가 47.29으로 수입업체가 얻는 수입이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EU산 위스키의 소비자가격이 수입가격에 5.1배에 이른다는 것은 물류비용과 판매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수입업체 대부분이 해외 제조사의 국내지사로서 개별 제품의 유통에 있어 독점력을 갖고 있다"면서 "수입·유통업체들은 유통단계에서 가격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이윤을 많이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EU FTA가 발효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가격이 인하되기는 커녕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났다.
한·EU FTA 발효 직전인 지난해 5월과 조사시점인 지난 5월 소비자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평균 가격이 0.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FTA 발효로 관세가 종전 20%에서 15%로 5%p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평균 수입가격이 약 1.41%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가격 상승률이 수입가격 평균 상승률(1.41%)보다 컸던 제품은 6개였는데, 조니워커골드(4.61%), 윈저 12년(4.00%), J&B JET 12년(2.98%), 킹덤위스키 12년(2.19%) 등이다.
반면 발렌타인 17년(-9.65%), 발렌타인 12년(-8.07%), 임페리얼 12년(-6.19%), 조니워커블랙(-0.37%) 등 4개 제품은 소비자가격이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국가별로 보면, 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영국, 미국, 일본 중 2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는 EU산 스카치위스키 18개 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을 비교할 경우 국내가격이 해외 3국보다 약 36.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가격을 100으로 보았을 때 영국은 68.59, 미국은 73.19, 일본은 78.75에 불과했다.
다만 이러한 국내외 가격차에 관한 정보는 위스키 관련 외국의 세금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국내외 소비자가격을 비교한 결과다.
판매점 유형별로는 백화점 가격을 100으로 볼 때, 주류전문점은 96.20, 대형마트는 91.02로 나타났다.
따라서 정부는 유통구조 단순화를 통해 유통비용 절감과 소비자가격 인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들이 위스키의 수입원가의 공개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관세청 등 관계부처에서는 수입원가를 공개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또한 "주류 수입업체들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도록 인터넷 사이버 공간 등을 활용해 가격인하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수입업체나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행위가 발견되는 경우 공정위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소비자종합정보망 스마트컨슈머(smartconsumer.go.kr)를 통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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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