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적정기술의 개발 및 기여 강조
[뉴스핌=노경은 기자] "오늘날 기업 디자이너들은 상위 10%의 소비자를 위해서만 일하고 있다.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현대차 등 세계 거대기업의 기술은 상위 10% 부자들 생활의 편리성을 위한 것이다."
빈곤퇴치를 위해 '적정기술'을 주창하는 폴 폴락(Paul Polak)이 개발도상국 시장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대기업의 앞선 기술 개발은 상위 10%만이 영위하는 상황에서, 개발도상국 빈곤층을 포함한 90%에 관심 갖고 이들을 위한 활용도 높은 기술혁명도 일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적정기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폴락'이 23일 행복나눔재단과 굿네이버스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적정기술 활용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폴 폴락은 23일 SK그룹 행복나눔재단과 굿네이버스가 '가난한 이들의 기회: 적정기술&사회적 기업'을 주제로 공동개최한 세미나에서 국내 적정기술 사회적 기업의 상황과 그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폴이 주장하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란 저개발국의 저소득층을 위해 고안된 기술로 빈곤 상황에서 오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국제개발의 대안적 방법이다.
고액의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인간 친화적이며, 설치와 사용이 쉽고, 해당 지역문화가 받아들일 수 있는 친근한 것으로, 저개발국 현지 상황에 적합하게 설계된 기술이다.
한국 나이로 82세인 그는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다가 갑자기 적정기술 주창자로 전향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병원에 찾아온 환자 가운데 정신적으로 피폐한 환자들이 물질적 빈곤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는 것을 보고 '물질적 빈곤이 해결되면 정신적 치유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 적정기술에 손을 댄 것이다.
이후 그는 국제개발기업(International Development Enterprises, 이하 IDE)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적정기술 실현에 나섰다.
그가 고안한 대표적인 적정기술로는 발로 밞아서 농작물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킥스타트(Kick start)의‘머니메이커’가 있다.
1991년 케냐에서 개발된 머니메이커는 건기 동안 고여있는 웅덩이의 물을 퍼 나르기 위해 하루 종일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했던 아프리카 농민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줬다.
머니메이커 사용으로 농민들의 연평균 소득은 평균 110달러에서 1100달러로 10배 이상 상승했으며, 전 세계 24만 명의 농민이 소액 창업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나게 됐으며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게 됐다. 말 그대로 '머니 메이커(Money Maker)'가 되 준 것이다.
이후 그는 굴리는 물통인 큐드럼(Q Drum)과 장애우를 위한 인공관절 등을 만들며 빈곤층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될 수 있는 기술을 발명했다. 그는 "집 방 한칸에서 시작한 1인 사업 IDE는 25년 흐른 지금 상근직원만 500명이 넘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여전히 전세계 26억 명의 빈곤층이 가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대기업은 여전히 상위 10%만을 위한 선진기술을 활용한 사업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 폴락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적정기술 모델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다면 앞으로 대기업 사업운영 방향에도 큰 변화를 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SK그룹도 사회환원 활동을 다각적으로 벌이고 있다. SK그룹은 'SK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행복'이라는 슬로건 아래 행복나눔재단을 설립하고, 사회적기업 설립 및 지원, 육성 활동과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행복한도서관', '행복한 학교', 출소자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행복한 뉴라이프' 등이 그것이다.
재단은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향후 나눔사업 보폭을 더욱 넓히고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학생, 대학원생의 참여로 사회적기업 기술 및 아이템을 구체화시키는 이노베이션 캠프와 페스티벌 올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이승현 SK 행복나눔재단 사회적기업 운영지원팀장은 "SK는 여타 기업과는 달리 사회적기업 직접 설립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며 "우리 재단이 현재까지 11개의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설립 과정속에서 SK의 역량을 전이시키려고 노력한다"며, "향후 진행되는 적정기술 페스티벌 등을 통해 사회적 기업 할 수 있는 기반과 아이템 찾을려는 SK의 노력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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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