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하락은 일시 위안.. 고용 임금 회복이 중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가 간신히 증가 추이를 지속했다. 소비자물가는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0.1% 증가했다.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은 3월 0.7%에서 위축된 것이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13개 품목 가운데 9개가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와 가구 등의 매출 호조가 두드러졌다.
자동차 판매가 0.5% 늘어나 전월 0.2%에서 증가율이 확대됐다. 특히 승용차와 경트럭 판매가 연율 기준 1440만대로 전월 10만대에서 크게 증가했다.
반면 건축 자재와 의류, 백화점 판매는 지난달 감소세를 나타냈다. 건축 자재 판매가 1.8% 감소해 2011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의류 소비도 0.7% 줄었다. 계절적 요인이 이미 1분기에 반영된 데다 고용이 부진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닐 듀타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며 “온난한 기후도 소매판매 위축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월 시간당 평균 임금이 10.20달러로 3월와 비교해 오르지 않고 지난해에 비해서는 되레 0.5% 하락하는 등 가계의 소비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온난한 겨울 날씨와 예년에 비해 일찍 온 부활절로 인해 미리 소비가 많아져 4월에는 주춤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노동부에 따르면 3개월 연속 상승했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보합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에 비해 소비자물가는 2.3% 상승했다. 이는 2011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의 판단에 힘을 실어주는 수치로 평가된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핵심 물가지수는 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자동차 가격이 1.5% 상승하면서 핵심 물가지수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의료비와 교통비, 의류비도 상당폭 올랐다.
반면 에너지 가격은 1.7% 하락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특히 휘발유 가격이 2.6% 급락했다. 음식료 가격은 0.2% 상승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0.3% 감소했다.
레이몬드 제임스 앤 어소시어츠의 스콧 브라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상당수의 취약점을 안고 있다”며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미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피어폰트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스탠리는 "단기적으로는 휘발유 가격 하락이 부담을 덜어주기는 할 것이지만, 근원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길게 보면 부담"이라면서, "그래서 고용시장 회복이 중요하다. 고용과 임금이 개선되어야 긴 물가 상승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별도의 지표 중에서 3월 미국 기업재고는 0.3% 증가하는데 그쳐 2월의 0.6%에 비해 속도가 둔화됐다. 이는 기업들이 매출 증가 둔화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뉴욕 제조업 경기는 활황세를 보여 주목된다.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11포인트 급등한 17.1을 기록했다. 신규수주가 크게 늘어난 것이 지수 개선을 주도했다.
[뉴스핌NewsPim] 황숙혜 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