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유혜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채권매매 담합 여부를 조사중인 가운데, 담합의 주요 창구로 사설메신저인 '야후메신저'가 지목됐다. 금융투자협회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2년전 '프리본드'라는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사설메신저를 대체하기에는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9일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182개 기관, 855여명의 시장 참가자가 채권거래를 위해 프리본드를 접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 2011년 4월과 비교해 기관 수는 3%, 시장 참가자는 26% 늘어난 수준이다. 오픈 이후 1년간 각각 2배, 5배 이상 늘어났다는 집계와 비교하면 이후 증가율은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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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참여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야후와 ‘사이보스’ 등 사설 메신저는 한 달에 500조원(전체 채권 거래의 80%)이 거래되는 장외 채권시장 정보 교류의 핵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설 메신저의 경우 매수 가격 담합이나 통정매매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해 5월 감사원은 19개 소액 채권 매수 전담 증권사들이 국민주택채권 매수가격을 담합해 매도자에게 약 2년간 868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밝히고 공정위 등에 제재 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현재 공정위는 담합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다.
프리본드는 이같은 담합이나 통정매매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0년 4월 금융투자협회에서 출시한 시스템이다.
채권 장외 시장에서 매매·중개를 위해 호가 등을 탐색하고 매매하면 그 내역이 자동으로 협회에 보고되는 채권거래 전용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채권 거래 당사자인 브로커들과 매니저들 사이에서 프리본드가 매매시스템으로 자리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자산운용 채권 운용팀장은 "금투협이 프리본드를 이용하기를 강하게 권고하면서 브로커들 사이에서는 이용빈도가 늘고있다"며 "그러나 매니저들이 지속적으로 메신저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면서 사실상 실질적인 호가 사용 등 매매는 메신저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기존 사설 메신저에서 프리본드 시스템으로 옮길만한 특별한 유인책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브로커는 "프리본드가 기존 메신저가 갖고 있는 기능을 대신할 뿐이기 때문에 특별히 사용할만한 이유가 없다"며 "유인책이 없기 때문에 기존 메신저에서 이미 구축된 인적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대체하면서까지 옮길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투협 관계자는 "거래 당사자라고 신고한 인력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참여자들에 대한 검증이 확실해 신뢰성이 높다는 점이 프리본드시스템의 강점인데 수수료 절감 등의 실질적인 유인책은 없다"며 "현재 기관들에 알음알음 홍보해 나가는 정도이며 아직까지 기존 사설 메신저를 이용하던 관행이 있어 프리본드로 옮기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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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유혜진 기자 (beutyfu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