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손희정 기자]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 한 번도 사먹어 본 적이 없어요.원래부터 안 사먹었는데요" "뭐 어제 여기저기 난리던데 별로 신경안써요"
미국에서 발생한 젖소 광우병 사례로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광우병 사례가 알려진 하루뒤인 26일 오후 일반 소비자들은 의외로 '담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 몇몇 대형 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의 '담담함'은 다름 아니다. 단적으로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은 미국산 대신 호주산 쇠고기로 대체하면 그만이고 또 유해성 논란와중에는 굳이 미국산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인식에서다.
정치권의 공방에 앞서 일반 소비자들이 스스로가 건강 소비주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현 풍경의 단면이다.
26일 오전 11시10분께 롯데마트 잠실점. 롯데마트는 어제 판매중단을 발표한 바와 같이 미국산 쇠고기는 정육코너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따로 판매중단을 알리는 안내표시는 보이지 않아 일부 소비자들은 혼동을 빚기도 했다.
롯데마트 잠실점 정육코너. |
롯데마트 잠실점은 이날 미국산 쇠고기를 철수시키고 대신에 호주산 갈비살을 100g에 4200원에 할인가 판매행사를 벌였다. 미국산 대체 수요를 끌어들이는 발빠른 모습이다. 한우는 갈비살 176g 9680원, 등심 330g에 1만 4520원에 판매중이었다.
롯데마트 정육코너 한 관계자는 "판매중단 전에도 미국산 쇠고기 비중이 워낙 적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매출차이도 거의 없다"며 "한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된 상황이지만 곧 재개하지 않겠냐"며 조심스레 말했다. "회사측에서 판매재개 지시가 내려왔느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장을 보러 온 한 주부(42·신천동)는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소식을 들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평소와 다를 건 없다"며 "평소에도 미국산 쇠고기는 거의 사지 않아 관련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어제 아침 7시 미국산 쇠고기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가 당일 저녁 7시에 판매를 재개한 홈플러스도 상황은 비슷했다.
홈플러스 잠실점 정육코너에 재진열 된 미국산 쇠고기. |
정오 조금 넘어 찾은 홈플러스 잠실점의 정육코너 한 관계자는 "어제 판매중단 발표가 나자마자 바로 안내문을 내걸고 모든 미국산 쇠고기를 철수시켰다"며 "하지만 그날 저녁 7시에 다시 판매 재개에 나서면서 재진열을 마쳤다"고 말했다.
정육코너 앞에서 가격을 비교하던 한 모녀는 호주산과 미국산을 비교하더니 호주산 쇠고기를 집어들었다. "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들었는데 굳이 시끄러울때 미국산을 살 이유가 있겠느냐"고 자연스럽게 말했다. 가격도 미국산이 훨씬 비쌌다.
이곳 행사코너에 진열돼 있던 호주산 구이용은 752g에 1만 4800원, 미국산 구이용은 500g에 3만 2900원에 판매중이었다.
이후 1시간여 뒤. 이마트 천호점의 정육코너 관계자는 "어제 일부 매장들이 판매중단 얘기가 나오면서 어제 들여왔던 미국산 쇠고기 전량을 50% 파격가에 할인 판매했다"며 "싸게 파니까 몇몇 손님들이 사가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오늘은 '이거 미국산이에요 아니에요'라고 묻는 고객들이 많이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를 일부러 찾거나, 사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고 말했다.
미국 젖소 광우병 사례로 호주산 쇠고기가 다소 반사이익을 얻고 있고 아직까지는 돼지고기나 닭고기로 쏠림현상이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게 대형 마트 점육코너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고 있었다.
이들 백화점 식품관에 위치한 정육코너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일부러 찾아오거나 문의하는 고객들은 거의 없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식품관을 찾는 이들은 더욱 건강 이슈에 민감한 성향을 띄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 전언이다.
미국 광우병 발생으로 국민건강을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은 대립각을 치켜 세우고 있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중이다.
이날 서민들이 즐겨찾는 마트에서 만나본 대부분 소비자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하고 있다. 일단 말많은(?) 상품은 사지 않는 게 이날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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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