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새로운 금통위원 4인 방이 23일 첫 출근길부터 “한은의 중립성과 독립성 준수 약속”을 요구받았다. 금통위원들은 확답은 피한 채 “잘하겠다”는 짧은 답만 했다.
신임 금통위원인 하성근(경제학) 연세대 교수, 정해방(법학•전 기획예산처 차관) 건국대 교수,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순원(전 현대기아차 사장) 삼천리 상임고문 등은 서울 중구 한은 본점 정문에서 노조원들의 피켓 시위와 마주쳤다. 노조는 “신임 금통위원은 한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서면약속을 해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밖에 ‘금통위 의사록 실명으로 공개하라’와 ‘친정부 금통위원이 물가폭등 부추긴다’는 주장을 했다. 신임 금통위원들은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는 평가가 우세하자 노조가 이러한 요구를 한 것이다.
금통위원 4명은 9시 30분경 노조 사무실에서 배경태 노조위원장을 만나 ‘서면 약속’ 대신 “잘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노조도 구두로 의사표시를 했기 때문에 더는 시위로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금통위원 선임은 정부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2년간이나 한 명이 공석이었는데도 선임하지 않다가 이번에 모두 결정한 것이나, 추천권이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아무런 의사표시를 해오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13일이 돼서야 한은, 대한상공회의소,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청와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순원 고문은 산업계를 대변해 금리 인상을 꺼릴 것으로 보이고 문우식 교수는 한은 추천 인물로 평소 김중수 총재가 원한대로 국제감각을 갖추고 있고 국제 공조를 주장한다는 측면에서 비둘기파(물가보다 성장 중시)로 분류된다. 하성근 위원은 우리나라 화폐금융론 전공 1세대로 유명하지만 정부 용역을 많이 하면서 친정부 성향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장 교수나 문 교수와 비슷한 성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해방 교수는 예산관료 출신으로 금리인상을 통한 안정을 중시해 매파(성장보다 물가 중시)로 성향을 갖고 있지만 기재부가 추천했다는 점에서 중도 성향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현재 기준금리는 지난 2011년 7월 3.25%로 동결된 이후 10개월 동안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이번 주 26일에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있어 이들의 성향이 조금 나올 수 있다. 오는 5월 10일에 개최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기준금리 향방을 점쳐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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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