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현대 경영활동의 핵심 수단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마켓팅은 물론 기업 핵심가치를 꾸며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진정성이 담겨있는 스토리텔링 기법 및 경영관은 궁극적으로 비전기업을 만드는 데에 큰 몫을 한다. 뉴스핌은 창간 9주년 기획물로 스토리텔링 경영의 중요성과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당 성과물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뉴스핌=김홍군 기자]지난 2008년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TV에 깜짝 등장했다. 2001년 작고한 정 명예회장이 7년만에 현대중공업의 TV광고 속 모델로 부활한 것이다.
광고는 정 명예회장이 한 강연에서 허허벌판이었던 미포만 사진과 오만분의 1 지도, 거북선이 들어간 500원 짜리 지폐만으로 조선소를 지을 차관을 얻고, 초대형 유조선을 수주한 스토리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 명예회장의 개척정신과 추진력을 드라마틱하게 전달한 이 광고는 현대중공업은 물론 한국 조선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내부적으로는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조직문화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현대중공업은 이후에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젊음과의 대화’ ‘해봤어’ 등 정 명예회장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기업 이미지를 끌어 올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8년부터 창업주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을 담은 브랜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자료=현대중공업> |
현대자동차가 지난달부터 선보이고 있는 새 브랜드 마케팅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도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마케팅의 대표 사례이다.
배우 이병헌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는 당신의 자동차입니다. 당신의 빛나는 인생입니다”라고 얘기하는 이 광고는 ‘자아’, ‘사랑’, ‘우정’ ‘가족’ 등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이들 에피소드에는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 떠나는 일탈, 사랑의 설레임, 우정을 확인하는 순간, 가족의 만남과 재탄생 등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에 현대차가 함께 해왔다는 내용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새로운 캠페인과 함께 브랜드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가 고객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한 접근방식으로 최근 하나의 트렌드로 잡리 잡은 ‘스토리텔링’을 택한 것이다.
조원홍 현대차 전무(마케팅사업부장)은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고객들은 경험, 감성, 브랜드와의 교감 등을 원하고 있다”며 “(브랜드 경영)은 감성적으로 고객들의 인생과 함께하는 회사라는 의미이다”고 말한다.
'정(情)'을 컨셉으로 한 오리온의 초코파이 마케팅도 대표적인 스토리텔링 사례로 꼽힌다. 오리온은 1989년부터 초코파이 '情' 캠페인 광고를 시작해 초코파이를 단순한 먹을 거리를 넘어 가족간, 이웃간 ‘정’을 나누는 수단으로 부각시켰다.
이 마케팅은 오리온의 기업 이미지와 초코파이의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여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까지 가져왔다.
삼성전자도 소비자들에게 진짜 스마트한 삶을 제안하고 소통하는 감성적 의미를 담은 '하우 투 리브 스마트(How to Live SMART)' 캠페인을 통해 스마트폰 정상 굳히기에 나선 상태다.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토리텔링이 활용되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17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지난 10년간 임직원들이 겪은 꿈의 실현 및 위기극복 사례들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재구성하는 ‘임직원이 쓰는 감동스토리’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 공모전은 임직원들의 열정이 담긴 현대차그룹의 성장 스토리를 함께 나누고, 미래 혁신의 계기와 독창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현대차그룹은 공모전을 통해 44개의 스토리 선정하고, 이를 만족(Satisfaction), 기쁨(Delight), 흥분(Excitement), 행복(Happiness), 자부심(Pride) 등 5개 주제의 책으로 엮어 발간했으며, 발표전시회를 개최해 임직원들이 공유하도록 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단순하게 제품의 사양과 기능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며 “진정성이 담은 감성적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이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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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