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인수제안서 제출은 전략적 판단
[뉴스핌=문형민 기자] "SK하이닉스가 엘피다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반대, 자금 부담, 합병시너지 부족 등을 이유로 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것은 경쟁사 견제, 실사 참여 등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 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2일 "일본 정부나 여론의 반대 가능성이 매우 높고, 기존에 하이닉스가 영위해 온 D램사업과 비교할 때 사업구조나 고객기반 면에서 유사해 합병시너지가 미미하다"며 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하이닉스의 기술력이 엘피다에 앞서 있다"며 "당장 설비 확충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엘피다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과다한 인수자금도 실제 인수 가능성을 낮춘다는 평가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와 대만 렉스칩 수준의 신규 팹(반도체라인)을 건설할 경우 6조~7조원이 소요되고 추가 투자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엘피다의 부채 48억달러(5조4000억원)을 감안하면 인수 가격은 3조원 전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하이닉스의 자금 여력은 현금등가물과 SK텔레콤의 신주발행대금 유입 등으로 약 3조5600억원으로 추산돼 엘피다 인수에 드는 자금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도 하이닉스의 부채가 6조원에 달해 부채를 통해 엘피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긴 어렵고, SK그룹 역시 곧바로 증자에 참여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민성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의 부채는 48억달러 수준에 달하고 기존 설비를 신규로 변경할 때 드는 비용, 향후 적자 등을 감안하면 수조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엘피다 규모의 설비를 신축하는 데 드는 비용은 5조원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도시바의 엘피다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제품 시너지와 히로시마팹의 활용, 정부의 자금 지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의 경우 단독이 아닌 도시바 등과의 공동 인수 가능성도 제기됐다.
황민성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와 도시바의 공동 인수는 D램과 낸드에 강한 두회사가 합작을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입찰제안서 제출은 단독으로 이루어졌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도시바 또는 제 3의 업체와 연합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옵션으로 남아있다"며 "다만, 과거 경험 등을 토대로 볼 때 실제 최종 인수에 이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아 보이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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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