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을 놓고 투자가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
주택 가격과 소비자신뢰 등 지표가 부진한 데 따른 국채 매수 심리가 되살아났고, 분기말 포트폴리오 수익률 관리를 위한 안전자산 선호도 역시 국채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bp 하락한 2.19%에 거래됐다. 30년물이 4bp 하락한 3.30%를 기록했고, 5년물과 7년물도 각각 7bp 떨어졌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70.2를 기록해 전월 71.6에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70을 웃도는 것이었지만 국채 가격 상승에 힘을 실었다.
1월 S&P 케이스-실러 지수가 발표한 20대 도시 주택 가격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8% 하락,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한편 이날 미국 재무부의 단기물 국채 발행은 성황을 이뤘다. 350억달러 규모의 2년물 국채에 대규모 투자 수요가 몰렸다. 이날 발행 금리는 0.340%로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지만 기존 국채의 시장 금리 0.344%를 밑돌았다.
특히 3.69배의 응찰 수요가 몰리며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에도 국채 투자 수요 기반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BTIG의 댄 그린호스 글로벌 전략가는 “국채 랠리가 종료됐다거나 수익률이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일부 극단적인 판단을 내리는 투자자들이 없지 않지만 모든 이들이 같은 의견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BNP 파리바의 수브라트 프라카쉬 채권 전략가는 “분기말인 동시에 월말을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이날 독일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로존 구제금융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부채위기를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밀려들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7bp 내린 1.89%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2년물 제로쿠폰 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했지만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9bp 오른 5.12%를 나타냈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 역시 2bp 상승한 5.35%에 거래됐다.
반면 포르투갈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06bp 하락한 9.5%를 기록, 9일 연속 떨어졌다. 10년물 수익률 역시 77bp 하락한 11.4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