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사일 방어 관련, 대선 이후 유연성 가지겠다"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이크 실수'로 인해 정치공세에 맞닥들이게 됐다.
러시아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이크가 꺼진 것으로 알고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대통령과 나눈 이야기가 그대로 전해지면서 발생한 일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공화당 측은 비난을 퍼붓고 나섰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에 대한 '격한' 표현이 사용되면서 때아닌 설전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서울에서 가진 러시아 정상과의 회담 이후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인 만큼 올해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오는 11월 선거 이후 미사일 방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유연성을 가지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메드베데프도 "이해한다"고 공감을 표하며 "푸틴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겠다"고 답하는 등 '밀담'을 나눈 것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사일 방어 관련 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자 공화당에서는 당장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는 "외국 지도자에게 솔직한 발언을 하는 것은 놀랍고도 문제 있는 것"이라며 "오바마가 의미한 '유연성'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를 매듭지을 있는 방법은 국방부 및 의회와 논의하는 것이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라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롬니 후보는 CNN에 출연해 "러시아는 지정학적으로 미국 최고의 '공적'"이라고 표현하는 등 그 수위를 높였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대선이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충돌했다"고 평했다.
한편 롬니 후보의 '격한' 표현에 대해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금은 1970년대가 아닌 2012년"이라며 "시계를 좀 보길 바란다"는 일침을 가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