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건설업계가 5년째 이어지고 있는 건설업계 불황과 이에 따른 위기에 대해 업계의 '부정적 인식'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고있다. 하지만 스스로 밝힌 '자정'에 대한 해법은 찾지 않고 요구만 내세우고 있어 진정한 자정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자리에서 "건설산업 위기의 배경에는 건설산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이어 "건설산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야 말로 건설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해치는 주범"이라며 "건설사업을 통해 서민 고용이 창출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시설물이 건설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건설업계가 정부와 시장에 대한 규제 개선 요구를 위한 사전 명분 쌓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건설업계가 추진한다는 자정에 대해서는 방법론이 빈약하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확고한 방침이 없다.
최 회장과 대한건설협회는 이날 건설업계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윤리경영지수 등을 개발해 입찰 심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지만 이 같은 '모색' 발언은 이미 한두번 사용된 것이 아닌 '단골 메뉴'라는 점에서 실천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실제로 권홍사 전 대한건설협회장은 2008년 4월 분양시장 한파가 시작되자 업계 자정을 위해 분양가 인하 솔선수범을 보이겠다며 권 회장의 회사인 반도건설이 분양한 평택의 한 분양물량에 대해 분양가 인하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건설협회장의 '솔선'은 회장사만의 퍼포먼스로 끝이 났으며, 다른 건설사로 파급은 되지 않았다. 여기에 건설업계는 한술 더 떠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최 회장이 이날 발표한 자정 노력은 그간 나온 방안과 비교할 때는 그나마 구체적이다. 윤리경영지수 산출과 이를 통한 입찰 심사 활용 방안이 최 회장이 구상한 자정 노력이다. 그러나 여기 덧붙인 사회공헌은 그간 내내 반복돼온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건설업계는 오너나 회사측의 중대한 실책으로 여론이 악화되면 언제나 경쟁적으로 사용한 방식이 바로 사회공헌 활동이다. 물론 형식적이나마 불우한 이웃 찾아 나눔 활동을 벌이는 것은 긍정적이라 볼 수 있지만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체들이 수행하고 있는 나눔활동은 업계 주장대로 '사회의 공기(公器)'인 기업들이 당연한 활동이며, 건설협회가 주장하는 자정과는 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즉 건설협회가 말하는 자정은 건설업종 내부에서 찾아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여전히 하도급 업체에 대한 횡포가 재현되고 있으며, 재건축·재개발 비리는 만연해있는 상태고, 벌점누적으로 공공공사 입찰 제한이 걸리면 기나긴 취소 가처분신청으로 진을 빼는 건설업계의 부패 관행은 여전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 시장전문가는 "건설협회가 이번에도 주장하고 싶은 것은 최저가 낙찰제 폐지 등 현안에 관련한 문제"라며 "요구에 앞서 진정한 자정 노력을 하는지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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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