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최근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월가에서 일부 유력 펀드매니저와 기술적 분석가가 동시에 주식시장에 대한 경고를 내놓았다. 과거에도 주식시장이 급락하기 전에 최근과 비슷한 양상이 여러번 전개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자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에 따르면, 자신의 이름을 딴 후스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존 P. 후스먼 경제학박사와 유나이티드-ICAP의 기술적분석가인 월터 J. 짐머만 수석분석가는 각각 현재 미국 증시가 급락하기 직전에 와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후스먼은 과거 1973~74년, 1987년, 2000~02년 그리고 2007~09년 등과 같은 주가 폭락이 발생하기 직전과 현재 상황이 유사하다고 해석했다.
먼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최근 52주 지수이동평균(EMA)보다 8% 높은 수준에 있으며, 지난 4년 최저치보다 50% 이상 상승해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 그는 예일대의 로버트 실러 교수가 고안한, 경기요인을 제거한 10년 실적을 사용한 기업 주가수익비율(PER)인 실러 PER가 현재 22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인 18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나아가 10년 재무증권 수익률이 6개월 전에 비해 높아지고 있고, 인베스터 인텔리전스(Investors Intelligence)의 서베이 결과 낙관론 비중이 47%를 넘고 비관론이 25% 미만이라는 점도 들었다.
가장 최근 급락 전 사례에서는 서베이 결과 낙관론이 47.9%, 비관론이 26.6%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조건들이 형성된 과거의 경우, 1973년은 21개월 동안 주가지수가 48% 하락했으며 1987년 8월에는 3개월 만에 지수가 34% 폭락했다. 1998~2000년 구간에서는 지수 낙폭이 10%~18% 정도에 머물렀으나 2000~02년 닷컴 버블 때는 지수가 50% 넘게 하락했고, 2007년 이후에는 2009년까지도 몇 차례 하락구간을 누적할 경우 50% 넘는 하락폭이 기록된 바 있다.(아래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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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스먼, "고평가, 과매수 및 과도한 낙관(그래프 음영구간)이 다시 형성되고 있다" |
물론 주식시장의 급락 요건이 갖추어지더라도 몇 주 혹은 심지어 몇 달 정도 더 주가가 오를 수도 있고 이에 따라 급락을 염두에 두고 헤지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지만, 최악의 시점에 주식매수 포지션을 크게 잡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후스먼은 주장했다.
후스먼이 조심스러운 충고에 그쳤다면, 짐머만의 경우 조만간 '퍼펙트스톰' 상황이 올 수 있으니 대비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그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주가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할 것이라는 모든 필수 요소들이 완성됐다"면서, 뉴욕증권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가 이번 주에 고점을 지나 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짐머만은 기술적인 분석에서 후스먼과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의 낙관지수가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아가 상대강도지수(RSI)와 함께 장세전환 신호인 '상승쐐기형(rising wedge)' 패턴에 주목했다.
그가 S&P500지수나 다우지수가 아닌 뉴욕거래소 종합주가지수를 보는 것은 앞서 주요지수가 주로 초국적 대기업 위주로 이루어진 반면 후자는 미국 국내기업들의 경기를 좀 더 잘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짐머만은 미국인들의 임의지출 여지를 줄이는 휘발유가격 상승세와 이란 핵 개발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 그리고 유로존의 채무위기 지속에 따른 경기침체 현실화 등의 펀더멘털한 조정요인도 제기했다.
한편, 배런스는 과거 사례가 지금 그대로 적용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지금은 거의 전 세계 모든 주요 중앙은행들이 공세적인 완화정책을 통해 위험자산 시장을 부양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최근 추세에 따라 기업 배당이 증가하고 자본이익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소개했다.
다만 후스먼이나 짐머만의 예상이 맞지 않는다고 해도 주식시장은 항상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만큼, 주가가 장래에 하락할 여지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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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